청와대 입장문의 요지가 결국 이것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가 잘못한 거잖아.' 상대방에게 책임을 넘기는 논리 구조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공식 채널에서 내놓은 성명서라고 하기엔, 너무 간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적인 입장문이란 통상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 상대방 주장의 사실적 오류를 구체적으로 지목하고 반박하는 것. 둘째, 자신의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거나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두 가지 중 최소 하나는 포함되어야 공식 성명으로의 체모를 갖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문건은 어느 것도 제대로 담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기자의 발언 중에 거짓이라고 정면으로 지목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입장문이 기자의 주장 어디도 사실적 오류라고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입장문 자체가 기자 발언의 팩트성을 인정한 셈이 되어 버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박하려다가 반박하지 못한 게 아니라,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이상한 건 문서의 톤과 구조다. 댓글에서는 이를 학교에서 학생 정학 처분할 때 붙이는 공고문에 비유하는 반응이 나왔다. '위 학생은 어쩌고저쩌고 다음과 같은 사유로 정학을 처한다' 식으로 시작하는 그런 공고의 결조와 문체가 겹친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라는 국가 최고 기관에서 발표하는 성명이 그 톤에서마저 상대를 제압하고 낙인찍는 식의 느낌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입장문 어디를 봐도 상대방 *** 기자라는 개별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따라왔다. 공식 성명이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과 상대방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왕따를 당하는 학생이 학교에 등교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문장들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다. 지위의 차이를 기반으로 한 일방적 통보 같은 인상을 준 것으로 보인다.
더 의아한 건 이 입장문이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청와대에서 공식 성명을 대외 발표하기 전에는 법률·정책·미디어·소통 담당자들이 내용을 검토하고 다듬는 절차가 있다. 그것이 공식 기관의 기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하고 거칠게 나온 걸 보면, 누군가는 이걸 보고 '이 정도는 아닐 텐데' 하고 말렸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나온다. 아니면 이게 의도된, 계획된 메시지였거나. 어느 쪽이든 의문이 남는다.
결과적으로 이런 접근은 국민의 눈높이를 상당히 낮게 본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을 반박하지 않고 책임만 묻는 방식으로 밀어붙이면, 국민들은 자신의 지능이 무시당했다고 느낀다. 입장문이라는 공식 채널을 통해,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보는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이 단순한 언론과 정부의 충돌을 넘어, 소통 방식과 신뢰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확장되는 이유다.
📌 원문 발췌
'니가 잘못 한 거잖아.' 이거였네요. *** 기자가 말 한 것 중에 거짓은 없고, 전부 팩트였다는 것만 실토한 입장문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