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가 개봉한 이후, 특정 재단이 제작진을 향해 항의에 나섰다. 겉으로는 영화 속 한 표현에 대한 이의인 것처럼 보이지만, 재단 측의 공식 인터뷰를 들어보면 진짜 불만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가 더 명확해진다.

***재단의 *** 이사장이 지적한 핵심은 이렇다. 제작진이 "단 한 번도 재단에 문의하지 않았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는, 재단의 항의가 표현의 적절성 문제보다 절차적 무시에 대한 분노로 읽혀 나온다는 의미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재단이 문제 삼은 표현은 영화 속 "중정 윗선"이라는 대사다. 이 표현은 당시 최고 권력기관이었던 중앙정보부의 상층부를 지칭하는데, 직접 이름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로 하여금 특정 시대 최고의 권력자를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한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으로 보인다. *** 이사장은 이런 식의 표현을 "정말 악랄한 암시"라고 표현했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중정 윗선' 같은 암시적 표현은 상업 영화에서 매우 흔한 기법인 것으로 보인다. 직접 지목을 회피함으로써 서사의 극적 임팩트를 살리는 동시에,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노골적으로 모욕하지 않는 형태로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이기도 하다. 개인의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를 피하면서도 의도한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역사물이라는 장르에서 창작의 자유도를 최대한 보장받으려는 실무적 선택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런 수법이 효과적일수록, 역사 관련 기관이나 유족, 재단 같은 이해관계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은 커진다. 고도의 암시는 충분히 명백한 의미 전달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영화 제작 과정에서 마주치는 선택의 딜레마라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 이사장이 항의의 근거로 가장 먼저 꺼낸 것은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처음부터 제작진의 연락 한 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재단이 느낀 불만의 본질이 내용 논쟁에 있다기보다는, 기획 단계에서의 소통 부재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역사물을 다룰 때 관련 기관에 먼저 문의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예상되는 이의 제기자가 누구인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사전 협의나 설명 기회를 갖지 않은 것은 절차적 성의 부족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상업 영화의 제작 자유와 역사적 민감성, 그리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라는 세 가지 명제가 얼마나 충돌하기 쉬운지를 드러내는 사례로 읽힌다. 표현의 적절성 논쟁은 해석의 차이로 쉽게 귀결될 수 있지만, 사전 문의 부재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기획 과정에서 충분히 회피할 수 있었던 선택이라는 점이, 재단 측의 항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당시 중앙정보부가 최고 권력기관이었던 만큼 일반 국민이 해당 표현을 접하면 대통령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이사장은 이를 두고 '정말 악랄한 암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