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팬픽 커뮤니티에는 각자 고수하는 창작 장르가 있다. 어떤 작가는 시대 배경 판타지에 몸을 담고, 어떤 이는 실제 인물을 모델 삼은 이야기에 열중한다. 루리웹의 한 게이머는 최근 자신의 창작 방향을 담담하게 밝혔다. 자신이 주로 쓰는 것은 게임 속 여선생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성인물이라는 것. 물론 글은 그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게시글의 진짜 재미는 이어지는 자기 해명의 연쇄에 있다. 작가는 "요즘엔 여자끼리의 따뜻한 감정선이 끌린다"고 먼저 선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르의 특성상 창작물 내용도 그런 방향이라고 설명한 것뿐이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바로 다음 문장에서 연속적인 "절대 그게 아니다" 부정이 시작된다.
"제가 절대 특정 캐릭을 바라보고 그런 생각을 품는 건 아닙니다"라는 해명이 첫 번째다. 이미 충분히 의심을 산 상황에서도 더 부정한다. 루리웹이나 디시 같은 팬덤 게시판에서 자주 보이는 "부정형 나열" 자기폭로 개그 패턴인데, 이 글쓴이도 그 전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는 점이 웃음 포인트다. 부정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숨겨진 진짜 이유가 하나둘 떠올려지는 역설적 구조다.
그다음은 더 개인적인 영역으로 내려간다. 자신이 특정 신체 상황에 해당한다며, 그렇기에 창작물의 설정 폭이 넓어진다는 식의 설명이 덧붙여진다. 이 대목에서 독자들은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앞서 "절대 아니라"고 외친 모든 해명이 사실상 상황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버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부정은 부정을 낳고, 해명은 또 다른 해명을 부른다.
온라인 커뮤니티, 특히 팬덤 게시판의 글쓰기 문화를 들여다보면, 이런 "역설적 자백" 구조는 매우 의도적이라는 관찰이 나온다. 진짜 마음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것보다, 연속으로 "아니다"를 반복하면서 역으로 그것이 자신의 진짜 모습임을 암시하는 방식이 훨씬 더 웃음을 자아낸다. 마치 "나도 알고 있고, 넌 더 잘 알지?"라는 암묵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댓글들에서도 기대 이상의 반응이 이어졌다는 후문인 것으로 보인다. 게시글 그 자체가 이미 완성된 개그물이므로, 독자들은 그 역설 구조를 감상하면서 자신들만의 추가 반응을 덧붙일 수 있었다. 게임 커뮤니티, 특히 미소녀 캐릭터 중심의 게임에서는 이런 식의 "진심 어린 자조"가 동료 팬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창작자의 솔직함이 (비록 부정의 형식이지만) 더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 원문 발췌
여자끼리에 따뜻한 애정 그런게 요즘 땡기더라구요. 제가 절대 히나보고 모유 나올 거 같아서 그런건 아니고, 또한 무정자증 판정받았다고
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