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갈등을 다룬 익명 게시글이 주목을 받다가, 뒤늦게 글쓴이의 정체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이 글도 그렇다. 처음엔 '형수가 정말 잘못한 건가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했지만, 댓글이 달리자 작성자가 사실 당사자의 딸이라고 고백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는 처음 댓글들 사이에 조용히 '저는 딸입니다'라고 밝혔다. 삼촌 입장으로 글을 썼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말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단순한 오류 정정이 아니었다. 딸이 처음부터 '삼촌 시점'을 택해 글을 쓴 것은 의도적인 선택이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즉, 엄마 편만 들 게 아니라, 가족 갈등의 다른 쪽 입장도 한 번 헤아려보려는 심리가 그 뒤에 있었던 것 같다.

원래 상황을 보면, 엄마와 형수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다. 글에선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지만, 딸의 표현으로는 엄마가 이미 '참 고생 많이 하셨는데 막판에 이런 일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랜 기간 이미 힘들어왔던 상황에, 갑자기 새로운 갈등이 덮쳤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엄마는 갱년기까지 겹쳤다. 딸은 '요즘 갱년기까지 와서 많이 힘들어 하세요'라고 적었는데, 이것은 객관적 보도가 아니라 현장에서 엄마의 혼란함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부모 갈등 속에서 자녀는 한쪽 편에만 설 수도, 또 양쪽을 동시에 이해할 수도 없는 위치에 있다. 딸은 그 딜레마 속에서 상대방의 심정도 한 번 생각해보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여유 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엄마는 잘못한 것 없으니 힘내라'는 다짐으로 자기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것은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거의 필연적인 결정이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더 놀라운 부분은 이 글을 삭제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혹시나 숙모나 숙모 자식들이 볼까봐' 글을 지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이 형수 쪽 가족에게 읽힐 경우 벌어질 새로운 갈등을 미리 막으려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또 다른 이유다. '저 때문에 엄마가 더 힘들어질까봐' 글을 내렸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이 인터넷에 엄마의 사연을 올린 것이, 오히려 엄마에게 새로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심려였다. 딸은 엄마를 도우려다가 엄마를 해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문장이 가장 슬픈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딸은 '잠시나마 삼촌입장에서는 기분 나쁠수도 있겠다 생각한 제 자신이 부모님께 죄송스러워진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이 상대방 입장까지 조금은 이해하려 한 것, 즉 순간적으로 중립적 관점을 가지려 한 것마저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느낀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가족 갈등 속에서는 한쪽을 100% 적대해야만 올바른 딸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족 갈등이 자녀에게 주는 것은 때론 선택의 압박감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선택 자체가 다른 누군가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죄책감인 것으로 보인다. 이 글쓴이의 딸은 엄마를 위로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동시에 상대방 입장도 이해했던 자신을 '죄인 취급'하게 되어 있다. 균형 잡힌 생각 자체를 악으로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 이 사연이 보여주는 가장 슬픈 부분인 것 같다.


📌 원문 발췌

저는 딸입니다. 삼촌입장에서 한번 생각해서 글을 적었습니다. 저희 엄마 참 고생 많이 하셨는데 막판에 이런일을 당하니 감당이 안되시나봐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