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선택해야 할 때 우리가 보는 정보와 실제로 필요한 정보는 완전히 다르다. 환자들이 눈에 띄는 것은 병원 규모, 교수의 이름, 인터넷 후기 같은 간접적인 신호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로 알아야 할 정보는 따로 있다. 그 병원에서 같은 질환으로 수술받은 환자들의 생존율은 얼마인가. 합병증은 얼마나 생기는가. 수술 후 재입원이나 재수술까지의 기간은.

100년이 넘게 전인 1913년 미국의 외과의사 ***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 환자는 결국 어떻게 됐는가." 그는 병원이 진단과 치료 과정만 기록할 게 아니라, 환자의 최종 결과까지 추적해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End Result System'이라 불렀다. 당연히 의료계의 반발이 컸지만, 이 아이디어는 결국 미국 병원표준화운동으로 발전했고, 이후 Joint Commission 인증, 의료보험청(CMS)의 Care Compare, 각종 임상 데이터베이스로 진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늘날 미국은 일부 질환·수술에 대해 병원별 사망률, 재입원율, 감염률, 합병증 등을 공개한다. 단순히 숫자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중증 환자를 많이 받는 병원이 불리해 보이지 않도록 환자의 위험도까지 보정해서 비교한다. 그런데도 의사 개인별 치료 결과를 모든 질환·수술에 대해 공개하는 것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평가 제도가 있어서 결과 평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환자가 정말 궁금해하는 정보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암 수술을 앞둔 환자라면 실제로는 이런 것들을 알고 싶어 한다. "이 병원의 위암 수술 사망률은 몇 퍼센트인가." "이런 상태의 환자를 치료했을 때 다른 병원보다 결과가 좋은가." 그러나 이런 데이터는 실제 상황에서 쉽게 비교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환자는 대형병원 이름, 교수 명성, 후기 같은 간접 신호에만 의존하게 되고, 결국 서울의 몇몇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까지 낳는다. 국내 연구도 지역 병원의 치료성과 정보를 제공하면 서울 등 다른 지역 병원으로 가려는 의향이 크게 줄어든다는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문제는 단순한 정보 부족이 아니라, 의료사고까지 연결되곤 한다. 2026년 국회 토론회에서 관계자는 15세 때 척추측만증 수술 중 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사고 이후에야 자신의 집도의가 불과 한 달 전 다른 환자의 동맥을 손상시키는 사고를 낸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수술 전에 그 정보를 알았다면 선택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의료사고 이력 공개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것도 100년 전 ***가 던진 질문과 정확히 이어진다. 병원 광고나 의사의 경력 정보는 환자가 쉽게 볼 수 있지만, 그 의사나 병원이 실제로 어떤 치료 결과를 냈는지는 알기 어렵다는 모순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롭게도 한국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이미 갖추고 있다. 전 국민 건강보험 체계라는 단일 시스템 덕분에, 환자의 재입원·재수술·장기 치료 기록을 장기간 추적하기에 최적의 데이터 인프라가 존재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공개 의지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제도와 정책의 선택의 문제라는 의미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질문이 계속 유효한 것 같다. 환자는 병원을 선택하기 전에 "그 의사는 결국 환자를 어떻게 만들었는가"에 대한 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의료의 질을 진정으로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 원문 발췌

환자는 병원 광고나 의사의 경력은 쉽게 볼 수 있는데, 정작 그 의사가 실제로 어떤 치료 결과를 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야 집도의가 불과 한 달 전에도 다른 환자의 동맥을 손상시키는 사고를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