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눠진 대화가 소프트웨어 업계의 가격 정책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기관이 보유한 PC 2,000대를 모두 특정 압축·파일 관리 소프트웨어로 라이선스하는 데 드는 비용이 75억이라는 내용이었다. 개인 사용자 입장에선 "뭐, 그 소프트웨어는 무료 아닌가?"라고 의아해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기업의 실제 비즈니스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것이 얼마나 일반적인 관행인지 짐작할 수 있다.
게시글에 덧붙은 설명이 충격을 더한다. 직원 연봉을 1억 원 수준으로 잡으면, 75억은 70명 이상의 직원이 1년 동안 받을 총 연봉 규모와 정확히 맞먹는다는 반응이었다. 한 기관이 소프트웨어 하나를 쓰기 위해 직원 70명을 1년간 고용하는 것과 같은 비용을 일괄 지출한다는 뜻이 된다. 수치로만 봐서는 황당해 보이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비결은 개인용과 기업용 라이선스 모델의 근본적인 차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 사용자는 한두 개 설치본만으로 충분하지만,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보유한 PC 개수만큼 별도의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한다는 관행이 있다. 이를 '시트(seat) 기반 라이선스'라 부르는데, 2,000대 PC면 2,000개의 라이선스가 필요하고, 각각에 매겨진 단가가 누적되면서 거대한 액수가 되는 구조다.
일반인이 알고 있는 가격과 기관이 지불하는 가격의 괴리는 여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개인용으로는 무료이거나 저렴한 소프트웨어도 기관용 라이선스 단가는 완전히 다르게 책정되는 경향을 보인다. 보안 업데이트, 기술 지원, 원격 관리 같은 부가 서비스까지 함께 묶이면서 단가는 한층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보인다.
기관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극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PC가 2,000대인 기관도 크지만, 5,000대, 10,000대 규모의 대형 공공기관이나 기업이면 계약금은 수백억 원대까지 올라가는 사례들이 알려져 있다. 대기업 하나와의 단일 라이선스 계약이 100억 원을 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전해진다. 이런 대형 계약 몇 건만으로 소프트웨어 회사의 연간 매출이 좌우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 사용자에게 알려진 '무료' 소프트웨어들의 실제 비즈니스 모델은 B2B(기업·기관 거래)에 있다는 점이 분명해 보인다. 전략은 이런 식이다: 먼저 개인에게 제품을 무료 또는 저렴하게 배포해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다. 그 다음 그 수십만, 수백만 명의 무료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을 상대한 영업을 펼친다. 이것이 '개인 무료 + 기업 유료' 이중 정책으로 불리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개인 사용자 100만 명의 점유율보다 대형 기관 한두 곳과의 계약을 훨씬 더 가치 있게 본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한 명의 대기업 담당자와의 계약이 수백만 개인 사용자와의 거래보다 회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인 것으로 보인다. 게시글의 댓글에서도 "기관, 기업 대상 영업이 진짜 중요한 게 맞는 것 같다"라는 반응이 올라와 있으며, 이것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기관·기업 영업 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 원문 발췌
기관에 PC가 2,000대 있으면 2,000개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하는 방식인가 보네요. 무려 75억이나.. ㄷㄷ 거기 직원 연봉이 1억이라 해도 70명 넘는 직원에게 줄 연봉을 기관 하나에서 결제해 주는 거군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