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품에 안고 남편과 싸운 밤이었다. 6개월 된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강아지만 남겨두고 남편은 집을 나갔다. 11시간이 지났다. 그 밤, 무언가를 깨달은 글쓴이는 이를 글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순, 시어머니는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어머니 본인은 그 병의 원인을 '스트레스'라고 직접 말씀하셨다고 한다. 글쓴이는 운전 중 어머니와 함께 보낸 시간들을 기억한다. 차 안은 어머니가 유일하게 입을 열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 같다. 집 안에서는 그런 목소리가 환영받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차 안에서 어머니는 이 병의 원인이 너네 아버지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지난 수개월 동안 글쓴이는 그 말의 의미를 되씹고 있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살던 집의 일들이 자신에게 정확히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은 아이와 외출할 때마다 뒷짐을 지고 선다. 그리고 지적한다. 왜 이렇게 느린가, 로션은 어디에 발랐는가, 왜 얼굴에는 안 발랐는가. 아이에게 약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고 옷을 입히고 강아지의 물과 밥을 챙기는 일은 모두 글쓴이의 몫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편은 손을 거들지 않는다. 대신 옆에서 지적만 이어간다.
집안일을 다 마친 후, 글쓴이는 남편에게 요청한다. 강아지 변기를 비워달라고, 혹은 쓰레기통을 비워달라고. 남편은 화를 낸다고 한다. 왜 자신에게는 더러운 일만 시키냐고. 할 줄 아는 것이 그것뿐이라는 설명을 해도 남편은 듣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가 없던 시절, 글쓴이는 이 모든 것을 혼자 해냈다. 이제는 아이까지 있다.
집 안에 먼지나 때가 묻은 곳을 발견하면, 글쓴이는 먼저 닦는다. 하지만 그때마다 남편의 잔소리가 이어진다고 한다. 남편이 닦아주겠다며 건네는 말은 '키가 안 닿아서 내가 해주지'였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자리는 그대로다.
남편은 일본에 관심이 많다. 산전 입덧이 심했던 시기, 글쓴이는 어디도 못 나갔다고 한다. 집의 화장실도 깨끗하지 않았는데 남편은 닦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글쓴이는 친정으로 피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이후부터 남편의 일본 여행은 가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도, 아이를 낳은 후에도. 지금까지 일곱 번을 다녀왔다. 추석 연휴에는 아기와 글쓴이를 집에 두고 혼자 나가 놀았다. 오후 열 시가 되어서야 돌아왔다고 한다.
월급의 액수는 크다. 하지만 집안 돈의 흐름은 글쓴이에게 불투명하다. 남편이 생활비라며 주는 카드. 그 카드로 글쓴이는 눈치를 본다고 한다. 배달음식은 1만 원 초반대로만 시킨다고 한다. 이틀 연속 시키면 그다음 달 카드값이 많이 나왔다며 남편이 명세서를 펼친다고 한다. 명세서에 나열된 것은 거의 다 남편이 쓴 것들이었다고 한다. 현금으로 나간 돈들은 남편의 곗돈이었다고 한다. 글쓴이가 뭔가를 요청할 기회는 없다. 죽는 소리를 해야만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혼반지를 함께 고를 때부터 남편은 귀금속에 집착했다고 한다. 하지만 글쓴이는 반지 하나, 목걸이 하나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임신 중 입덧으로 일을 그만둔 후, 수입은 끊겼다. 두 달을 지켜봤지만 남편은 생활비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자존심을 모두 내려놓고 울면서 요청했다고 한다. 남편은 70을 준다고 했다가 이제는 50으로 줄였다.
그날도 싸웠다. 점심은 삼각김밥, 저녁은 스프였다. 월급을 천 단위로 버는 남편의 집에서. 글쓴이는 이제 공포감을 느낀다고 한다. 시어머니가 겪던 그 삶이, 그 스트레스가 자신에게 정확히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고. 어머니는 그것 때문에 병에 걸렸다. 그렇다면 자신도 같은 길을 갈 것인가. 이혼이라는 선택지가 떠오른다. 과연 그것이 맞는 판단일까.
📌 원문 발췌
어머님이 제일 고생 많이 하셨는데 아버님은 바깥일을 안해봤다는 이유로 무시성발언 엄청하시고요. 그래서 차에 타시면 너네 아빠때문에 내가 아파..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