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 게시판에서 한 글쓴이가 정치인의 행사 기획 포트폴리오를 언급하며 "최고라 생각하는 것"으로 꼽은 것은 뜻밖에도 한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이었다.

다소 역설적인 평가다. 그 까닭을 풀어보면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진다.

*** 대통령의 5년 임기는 화려한 취임식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글쓴이의 표현을 따르면 취임식도 간략하게 치렀다는 뜻이고, 퇴임할 때는 더욱 그랬다는 의미로 읽힌다. 통상적인 형식을 관계자 퇴임식을 제대로 거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당시의 마지막 장면을 "점령군에게 쫓겨나기라도 하듯"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공식적인 의식과 절차, 그리고 국가 차원의 배웅이 수반되는 통상적인 대통령 퇴임이 아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이라도 누려야 할 의례적인 존엄과 격식이 부재했던 상황이라는 뉘앙스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역설은 무엇인가.

바로 그 '비어있던 마지막'을 채운 것이 한 기획 행사였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글에서 언급된 유튜브 라이브 링크로 보면 실제로 생중계가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퇴근길'이라 불린 이 행사는 공식 국가 행사의 형식을 취하지 않았다.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와 한 기획자의 구상이 만나 이루어진 것이었지만, 국가 공식 차원의 절차가 없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공식 퇴임식 대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주가 되는 형식이었다. 유튜브 라이브 중계라는 선택도 이를 뒷받침한다. 화려한 국가 의식의 무대와는 거리가 있는, 극히 소박한 형식이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역설적이게도—이것이 글쓴이 눈에는 "그 어떤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보다 아름답게" 기억되는 장면이 되었다고 표현된다. 공식 의식이 주는 엄숙함이나 국가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거대한 무대는 없었을지 모르지만, 그 장면이 담아낸 것은 다른 차원의 감정과 의미였다는 평가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공식 의식을 놓친 대신 무엇이 남았을까. 글쓴이는 그것을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이라 명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대통령의 취임과 퇴임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마지막으로, 한 임기의 끝을 기억하게 된다는 뜻으로 보인다.

공식적 화려함 대신 소박함이, 국가 의식 대신 시민의 참여와 연대가 더 강하게 인상에 남았다는 해석인 것으로 보인다. 형식적인 권위보다는 그 시간의 '의미'가 더 큰 무게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뉘앙스다.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을 배웅하는 일이 국가가 아닌 시민들이 주체가 되었을 때 오히려 더 진정한 무엇이 드러난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 행사의 형식과 현실이 완전히 어긋나는 순간들이 역사에는 종종 가장 강렬하게 기록되곤 한다. 특히 대통령 임기의 마지막처럼 역사적 무게감을 갖는 순간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경우 화려한 국가 의식이 아닌 유튜브 생중계, 공식 퇴임식 대신 '퇴근길'이라는 다소 소박한 이름의 행사가, 오히려 그 임기의 가장 역사적인 마지막 장면으로 기록된다는 역설이 생겨난다는 해석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퇴임식도 제대로 못하고 마치 점령군에게 쫓겨나기라도 하듯 마무리하던 임기의 끝을 그 어떤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보다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었던 평생 기억에 남을 *** 대통령의 처음이자 마지막 퇴근길 이었습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