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명절을 앞두고 시어머니로부터 정해받은 일정표 때문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한 누리꾼의 글인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감정 불만이 아니라, 맞벌이 부부의 현실과 구식 '전통' 요구 사이의 구조적 충돌을 지적하는 사연인 것으로 보인다.
시어머니는 명절 일정을 이렇게 정했다고 한다. 24~25일은 시댁에 묵고, 26일에는 하루짜리로 친정에 다녀올 것이라는 지시다. 단순 일정 제안이 아니라 "본인이 정해주는" 방식이었다. 당사자의 의견을 먼저 묻지 않고, 마치 직장 근무표를 작성하듯 일정을 고정시킨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명절을 쪼갠 이유는 뭘까. 시어머니의 설명은 명확하다. 25일 오후에 올 시이모들, 시누이들과 인사해야 하므로 25일 밤까지는 반드시 시댁에 있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글쓴이의 물음에는 일리가 있다. 같은 시간에 글쓴이의 친정에도 친척들이 모인다면? 그쪽 부모, 형제, 친척들을 뵙는 건 왜 후순위가 되는가. 남편을 통해 제안한 방안(2425일 시댁, 2627일 친정 이틀씩)도 결국은 시어머니가 그은 프레임을 수정한 것에 불과하다. 누구의 일정이 먼저고 누구의 인사가 중요한지가 이미 정해진 채로 협상하는 꼴이 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글쓴이의 현재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전업주부"가 아니라 맞벌인 것으로 보인다. 신혼집도 남편과 함께 대출을 받아 공동으로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적으로는 거의 동등한 입장인데도 명절 때만 며느리의 역할이라는 명목 아래 한쪽의 일정에 따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그 기준이 뭔지를 묻기 시작하면 복잡해진다.
글쓴이가 지적하는 모순들은 더 광범위하다. 가사와 육아는 여전히 "여자의 역할"이어야 하는데(맞벌이인데도), 시댁에 대한 헌신은 더욱 강조된다. 받은 것도 없으면서 시댁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는 압박도 있다. 흥미롭게도 며느리는 일하는 것이 자유로우면서도, 사위가 처가일을 할까봐 미리 "잡도리"한다는 관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전통'의 이중잣대가 선명해진다.
그렇다면 지금의 '전통'은 정말 전통인가. 그것이 유효했던 시대를 되짚어보면, 집을 시부모가 전액 제공하고 아내가 전업으로 가사와 시댁 관리를 담당하는 경제 구조가 있었다. 모든 가정이 그렇지는 않았지만, 많은 경우가 그랬다. 그 조건 아래서 명절 일정 우선순위나 며느리의 역할은 다소 '합리적'인 측면이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부부가 같이 일하고 집값도 나눠서 짊어진 시대에, "매년 명절 일정은 시어머니가 정하고 며느리가 따른다"는 규칙이 왜 여전해야 하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오류는 여기서 생긴다. 옛 조건(일방적 제공·일방적 헌신)에 기반한 규칙을, 새로운 조건(상호 부담·상호 기여)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형식만 '전통'이라고 부르고 있을 뿐, 그 실질은 관습의 타성에 가깝다. 아직 자녀도 없는 신혼부부에게 미리 "엄마의 역할"을 준비하라고 하는 상황을 보면서, 글쓴이는 앞으로 펼쳐질 관계의 불균형을 이미 읽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글쓴이의 결론이 인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아들 결혼할 때 대출 하나도 없이 온전히 집 사준 사람들 빼고 다른 시부모님들 생각이 뭔지 들어나 보자"는 것. 현실적 기여가 없으면서 형식적 우선순위만 유지하려는 태도에 대한 직설적 질문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결혼하고 첫 명절인데 24~25일은 시댁에서, 26일은 친정에서 보내라고 본인이 정해주는 시어머니 때문에. 25일 오후에 오는 시이모들, 시누이 얼굴을 안 보고 가겠다는 이유였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