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 10년을 지속해온 이 정책을 왜 이 시점에 포기하기로 결정했을까. 그리고 그 자리에서 어떤 안전 정책이 들어서는 걸까.
'두 줄 서기'는 에스컬레이터의 양쪽에 균형 있게 서서 타자는 취지의 캠페인이었다. 공중보건 관점에서 에스컬레이터에 한쪽으로만 무게가 쏠리면 기계적 부하가 커진다는 논리가 기본 근거였다. 또한 한쪽에 몰려 선 사람들 중 누군가 발을 헛디디거나 넘어질 경우 연쇄적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그래서 안전 차원에서 두 줄을 권장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앞에 가보면, 여전히 한쪽(주로 우측)에 사람들이 밀집해 있고 다른 쪽은 텅 빈 모습이 보편적인 것으로 보인다. 출퇴근 시간에는 더욱 그렇다는 평가가 많다. 사람들이 한쪽으로만 몰려가는 통행 관례가 너무 뿌리 깊다는 점이 지적된다. 아무리 캠페인을 펼쳐도 행동 변화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더 근본적인 문제로는 캠페인 자체의 피로도가 지적된다. 같은 메시지를 10년 이상 반복하다 보니 사람들의 눈에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있다. 오히려 '규제 같은' 느낌을 주면서 이용자의 자발성을 해치는 결과까지 나타났다는 지적도 제기되어 왔다.
이번 정책 전환의 특징은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특정 행동—즉 "반드시 두 줄 서야 한다"는 명령형 메시지—을 강제하는 대신,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손잡이를 꼭 잡기, 신발끈 확인하기처럼 개인의 안전을 직접 높이는 행동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규제보다는 문화, 의무보다는 선택이라는 톤의 전환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방향을 틀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몇 가지 인식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개인의 행동만으로는 근본 해결이 어렵다는 깨달음. 둘째, 오래된 캠페인의 현실적 한계—즉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 셋째, 다양한 안전 행동을 골고루 장려하는 것이 특정 행동 강조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표면적인 변화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에스컬레이터 앞에 있던 '두 줄 서기' 포스터가 사라지고, 대신 다른 안전 메시지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메시지 전달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이 실질적 차이가 될 수 있다. 강제나 지시보다는 제안과 안내 톤으로 바뀌면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안전을 자기 책임으로 인식하게 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안전 캠페인을 확대할 것인지는 추가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손잡이 잡기가 강조되는 것은 명확한 신호다. 넘어짐 사고가 에스컬레이터 부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손잡이를 제대로 잡으면 순간의 불안정성에서 신체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든 연령과 체형, 모든 혼잡도 상황에서 적용 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다.
10년 캠페인의 중단이 단순한 정책 번복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실제 효과를 우선하는 정책적 재검토라고 볼 여지도 있다. 규제에서 문화로, 의무에서 선택으로의 전환이 이용자의 안전 행동으로 실제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캠페인 운영과 사람들의 반응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두 줄 서기' 규제 대신 손잡이 잡기 등 안전한 이용 문화 정착에 나선다.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