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순서는 선배인데 직급은 후배다. 이 상황 자체가 이미 예민하다.

한 직장인의 익명 게시글에 따르면, 같은 부서에서 자신(A 씨)은 대리 직급을 받았고, 입사 선배(B 씨)는 주임으로 남아 있다. A 씨는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B 씨는 고졸로 알려져 있다. 회사의 학력 기반 승진 정책이 B 씨를 건너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기서 불편한 기류가 흐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더 미묘한 건, 실무 역할의 구도다. B 씨가 A 씨의 사수다. A 씨는 지금도 B 씨한테서 업무를 배우고 있다. 경험과 능력에서는 선배가 명백히 앞서 있는데, 직급 체계 위에서는 역전되어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만 해도 둘 다에게 불편하다. 후배가 선배 앞에서 상급자처럼 행동해야 하는 어색함, 선배가 후배에게 지시받아야 하는 모욕감. 둘 다 자리를 벗어난 것처럼 느껴질 터다.

상황이 본격적으로 터진 건 신입 모집 소식이었다. 회사가 새로운 대졸자를 또 채용할 예정이었고, 역시 고학력 지원자를 우대하겠다는 기조가 보였다. B 씨 입장에서는 이것이 자신이 받은 불공정이 또다시 반복될 거라는 신호로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경력과 실무 능력이 얼마나 무시당하는지를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불만이 폭발한 건 연봉 대화였다. A 씨는 글에서 신입 급여를 논하던 중 서로의 연봉 차이를 알게 됐다고 썼다. 충격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B 씨는 자신이 더 많은 실무를 담당함에도 A 씨보다 월급을 적게 받고 있었다. 이 순간 B 씨의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A 씨를 향해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고, 화풀이에 가까운 태도를 드러냈다. A 씨는 화장실에 숨어야 할 정도로 곤혹스러워했고, 글을 쓸 당시에도 정서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이 갈등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어느 쪽도 근본적인 책임이 없어 보인다.

학력과 연차를 구분해서 호봉을 책정하는 기업들에서는 흔히 이런 문제가 터진다. 신입 대졸자가 경력 고졸자를 빨리 추월해버리는 구조가 설계된 것 자체가 이미 불공정한데, 당사자들은 그 제도 안에서만 싸우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직급 체계와 호봉 체계가 제각각 움직이면서 능력과 보상이 어긋나는 현상이 수반되기 마련인 것으로 보인다.

A 씨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학력에 따른 '혜택'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그 혜택 때문에 선배의 화풀이를 고스란히 받는 처지다. B 씨가 분노하는 진정한 대상은 A 씨 개인이 아니라, A 씨를 이렇게 밀어올린 회사의 제도와 정책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감정은 눈앞의 동료에게만 쏟아진다. 이것이 많은 직장 갈등의 속성인 것으로 보인다. 제도의 문제가 개인 간 감정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

이중의 어색함이 A 씨를 괴롭힌다. 직급으로는 앞서가지만, 실무 능력에서는 선배를 따른다. 연봉도 더 받지만, 받을 자격을 스스로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느낀다. 직급·연봉·능력·경력이 모두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선배라 부르고 존경하는데, 직책 위에서는 후배다. 이런 모순 속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그렇다면 A 씨 같은 후배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자신의 능력 부족이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자책할 수는 없다. 이미 선배 밑에서 배우고 있으니까. 직급을 양보할 수도 없다. 개인이 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 그렇다면 남은 건 시간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을 더 쌓아 나가고, 선배와의 관계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것. 선배가 분노하는 동안 침묵하고, 계속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 물론 그게 얼마나 힘들고 모욕적인지는 당사자만 안다.


📌 원문 발췌

입사 선배는 직급이 나보다 낮아... 나는 대리 달았고 그 선배는 이제 주임이야. 일은 내가 선배한테 아직도 배우고 있는 입장이고, 새로운 신입 이야기하다가 연봉 이야기로 세어버렸고 서로 직급이 다르니 연봉이 좀 다른 거 알게 되었어.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