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종종 이런 장면이 반복된다. "저 사람 조롱했잖아"라는 지적이 나오면, "우리가 조롱했나? 그쪽이 먼저 그렇게 하잖아"라는 반박이 따라온다. 누가 먼저 시작했든, 끝나지 않는 공방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장면은 특히 정치나 사회 이슈를 다루는 익명 게시판에서 자주 목격되는 모습인 것으로 보인다.
어느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서 이 양상이 명확히 드러났다. 한 누리꾼이 특정 인물의 발언을 "조롱"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자 반대 입장의 사람들이 즉시 반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은 이것이었다. "조롱이라고? 지들이 조롱을 밥 먹듯 하니까 조롱이 뭔 지를 모르는 거 아니냐." 상대방이 조롱의 일상화된 주체라는 전제 아래, 그들이 조롱을 규정할 자격 자체가 없다는 논리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역설성인 것으로 보인다. 조롱을 비판하는 발언 자체가 또 다른 형태의 조롱으로 작동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표현("조롱이 뭔 지를 모르는 구나")이 조롱 비판의 이름으로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논리적 일관성의 문제를 넘어, 온라인 진영 싸움이 어떻게 자기기만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상대가 잘못되었다는 확신이 강할수록, 그것을 지적하는 자신의 방식이 비판인지 조롱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처럼 보인다.
'신도' 프레이밍의 위력
흥미롭게도 동일한 글에서는 상대를 "***교 신도"라고 불렀다. 익명 게시판에서 정치 논쟁이 격해질수록, 특히 진영 갈등이 깊을수록 상대 진영을 종교처럼 묘사하는 수사가 쓰이는 경향이 있다. "신도", "광신도", "맹신자", "추종자"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 표현들의 작동 방식은 흥미롭다. 겉보기엔 상대의 판단력을 지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 진영 자체의 신뢰성을 미리 침몰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논리로 싸우기보다, 상대를 "생각하지 않는 집단"으로 규정해버린다. 그럼 더 이상 대화가 필요 없어 보인다. 상대는 애초에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한 존재라는 프레이밍이 완성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어떤 주장도 상대를 설득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상대는 이미 "신도"로 낙인찍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논리의 회피, 인신공격의 심화
원문에서 "영생 연임 지껄이더니 이제 정신줄을 놨네"라는 부분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상대의 과거 발언을 끌어와서 현재의 발언까지 폄하한다. "정신이 나간 게 아니냐"는 식의 인신공격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논의 대상이 아니라 발화 주체의 정상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전술이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상대가 논리적 주장을 펼치는 게 아니라, 정신 상태가 이상해서 말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프레이밍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과정 자체도 조롱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그것도 상당히 노골적인 형태의 조롱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의 일관성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상대를 깎아내리는 모양새다. 조롱에 맞서는 조롱. 비판의 이름으로 포장된 인신공격. 이 같은 패턴이 온라인 진영 싸움에서 반복되곤 한다.
양쪽 모두 같은 수법
이 구조는 온라인 커뮤니티, 특히 정치 게시판에서 거의 표준처럼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영이 두 개로 나뉘면, 양쪽 모두 자신들을 "정당한 비판을 하는 쪽"으로 자리매김하고 상대를 "조롱과 폄하를 일삼는 쪽"으로 배치하곤 한다. 객관적으로 관찰하면 양쪽이 거의 동일한 수법을 쓰는 경우가 태반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 진영을 "신도"로 부르고, 과거 발언을 끌어와 현재를 폄하하고, 인신공격을 비판의 이름으로 포장한다.
직접 게시판을 훑어보면 이 패턴이 얼마나 반복되는지 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진영의 게시글과 B 진영의 게시글을 비교하면, 표적과 구체적 내용만 다를 뿐 구조는 거의 같다. 자신은 비판하는 쪽, 상대는 조롱하는 쪽이라는 자기기만이 양쪽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현상으로 읽힌다.
경계 논쟁이 본론을 흐리는 방식
조롱과 비판의 경계를 따지는 것이 전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표현 방식이 실제로 메시지 전달 방식을 결정하고, 그것이 대화의 질을 좌우하기도 한다. 하지만 온라인 진영 싸움에서는 이 질문이 종종 본론 회피의 도구가 되곤 한다.
"당신들이 먼저 그렇게 했잖아." "우리가 언제 그랬나, 당신들이 먼저지." 이런 상호 지적 속에서, 정작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에 대해 싸우고 있는지는 점점 뒤로 밀린다. 조롱인지 비판인지를 따지는 것도 결국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한 전술이 되어버린다. 남는 건 피로와 혐오 감정, 그리고 끝나지 않는 공방뿐인 것으로 보인다.
게시판 문화가 이렇게 고착되는 순간이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진영 확인, 상대 혐오, 본론 회피—이 악순환이 반복될수록 온라인 공론장은 점점 더 협소해진다는 우려다.
📌 원문 발췌
지들이 조롱을 밥 먹듯 하니까 조롱이 뭔 지를 모르는구나. 쟤들은 ***교 신도들이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