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면서 평일에 이 정도를 하는 것도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는다니 의외다.

글쓴이의 평일 일과를 시간 순서대로 펼쳐보면, 오전 6시 30분에 기상해서 약 50분 뒤에 출근한다. 퇴근은 오후 5시, 집 도착은 5시 40분경. 자리에 누우면 자정부터 12시 30분 사인 것으로 보인다. 기상부터 취침까지는 거의 18시간을 깨어 있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월·수·금 저녁엔 6시 40분부터 8시 10분까지 운동을 다녀온다. 그 사이 남편 저녁을 먼저 차려두고, 8시 30분경 귀가한 남편과 함께 식사한다. 화·목에는 장을 보고 세탁기를 돌린다. 반찬 2가지에 국이나 찌개, 메인 요리(닭도리탕·갈비찜 같은)까지 챙겨 같이 저녁을 먹는다. 그 뒤는 매일 반복된다. 반찬 정리, 샤워, 바닥 청소(주 1회 화장실 청소), 장본 식재료 손질·소분·냉장고 정리, 생필품 체크 및 주문, 손빨래, 아침용 과일 준비 등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은 그 시간에 저녁 설거지, 쓰레기 처리, 부엌 기름때 청소를 한다. 책을 읽거나 공부하기도 한다. 글쓴이는 자기 전까지 1시간~1시간 30분을 핸드폰으로 쉬면서 뉴스도 챙기고 유튜브나 드라마, 예능도 본다.

남편이 게으르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네 가지다. 주말에 10시간씩 자는 것, 가계부와 주식 매매일지를 일주일치 몰아서 하는 것, 영어 강의를 12주치 몰아서 듣는 것, 책을 주말에만 읽으며 한 권을 12달에 걸쳐 읽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건 '게으르다'는 평가가 절대적인 행동량이 아니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이 평일 피로를 주말에 충전하는 패턴은 흔한데, 이걸 '게으름'으로 볼지 '합리적 보상'으로 볼지는 평가자의 관점 문제다. 글쓴이는 매일 자정까지 움직이는데, 남편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일정을 유지하면서도 글쓴이의 주말 회복을 게으름으로 본다는 점이 그렇다.

가사 분담의 관점도 생각해볼 점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식사 준비와 청결, 생활용품 관리를 맡는데 이건 광범위하고 반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의 설거지·쓰레기·부엌 청소도 필요하지만 빈도와 강도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이 차이가 커질수록 더 많이 하는 쪽이 상대를 게으르게 느낄 가능성이 커진다.

남편은 글쓴이의 주말 패턴에 대해 "애를 키우게 되면 이것도 다 하면서 아이까지 키워야 하는데 게을러서 가능할까"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현재의 가사 갈등이 향후 육아로 연결될 때를 걱정하는 모습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실제론 체력·시간 배분·역할 재조정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게으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부부 간 기준의 불일치를 드러내는 것 같다.


📌 원문 발췌

가계부, 주식 매매일지를 일주일치 주말에 몰아씀, 영어 강의 듣는데 1-2주치를 주말에 몰아서 듣음, 책을 주말에만 읽음 한권읽는데 1-2달 걸림.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