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질문이 흥미롭다. 부동산 대출 규제인 DSR과 LTV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지금 이 지경까지 온 시장이 존재했을까 하는 사고 실험인 것으로 보인다.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확히 역설적인 것으로 보인다. 규제를 시장 붕괴를 막은 방어장치로 흔히 생각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 규제 자체가 "금리가 올라도 부동산은 절대 안 무너진다"는 신화를 제도적으로 보증해버린 형태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국가가 조건부로나마 담보인정비율과 상환능력을 엄격히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규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가가 보증하는 자산"이라는 신뢰도가 높아졌을 수 있다는 관점인 것으로 보인다. 안전마진을 설정해주는 장치라는 인식이 역으로는 무한 상승의 바탕이 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만약 이런 규제들이 애초부터 없었다면?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상환능력 검증 없이 무한에 가깝게 주담대가 풀렸다면, 시장 진입 문턱은 낮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결과는? 금리 상승기에 돈을 빌려주고 빌린 사람들이 상환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연쇄 부도와 매각 물량 급증이 동시에 터져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가격 낙폭도 더 가팔랐을 거라는 예상도 있다. 반대편 의견도 있다. 규제가 없었다면 금리 신호에 시장이 즉각 반응해서 가격이 좀 더 체계적으로 조정되었을 것 아닐까 하는 관점인 것으로 보인다. 즉, 지금처럼 "규제 때문에 진입 못 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누군가의 박탈감과 "규제 덕분에 자산가치를 지켰다"는 누군가의 안주가 교차하는 현재 상황 자체가 없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규제가 있든 없든 각각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규제를 조이면 매매 위축으로 시장이 얼어붙는다. 풀면 또 다시 과열 우려가 나온다. 강화하는 대책도, 완화하는 대책도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반복한다.

부동산정책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기회를 박탈하고, 누군가에게는 손해가 된다. 규제로 인한 기회 박탈을 한탄하는 사람, 규제 부재로 인한 버블을 두려워하는 사람. 둘 다 존재한다.

결국 이건 단순한 "규제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어떤 선택을 해도 누군가에게는 손해가 되고, 어떤 정책이든 뒤따르는 부작용이 있다는 구조적 딜레마다. 규제가 없었다면 시장이 더 빨리, 더 크게 조정됐을 가능성. 규제가 있어서 조정이 지연되고 자산가격이 왜곡된 가능성. 둘 다 검증할 수 없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현재의 선택지 위에서 최선의 판단을 하는 것뿐이라는 결론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금리가 올라도 부동산은 절대 안무너진다"(사람들이 금리가 올라도 견딜수 있게 안전 마진을 설정해주었다). DSR, LTV 규제가 전혀 없었고 마음대로 주담대 가능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