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뷰티 계정의 메이크업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베이스를 거의 흰색에 가깝게 만든 후, 입술이나 눈 위쪽에만 색감을 더하는 기법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한국의 BB크림이나 쿠션 파운데이션 문화와는 확연히 다른 이 방식을 본 한 누리꾼은 '가부키 극장 분장'에 비유하며 흥미로움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한국 메이크업은 어떻게 이뤄질까. 파운데이션으로 피부톤을 정돈한 뒤, 그 위에 포인트를 살리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미묘한 차이지만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태국 메이크업의 경우, 얼굴 전체를 거의 단색의 밝은 톤으로 덮어 '새로운 캔버스'를 만든다. 그 다음, 눈썹이나 아이섀도우, 립스틱 같은 색상들을 포인트처럼 올린다. 백지 위에 선을 긋는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선택이 나온 배경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동남아시아권에서 '밝고 맑은 피부'는 오래된 미적 기준으로 이해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햇빛에 노출되는 야외 노동과 상대적 경제력을 상징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시중의 스킨케어 제품들은 상당수가 화이트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왜 같은 화이트닝을 추구하면서도 표현 방식이 다를까. 한국은 '자연스러운' 톤으로 피부를 맞추려 하고, 일본은 '절제된' 포인트를 선호하는 편이라면, 태국식은 아예 극단적으로 밝은 베이스를 깔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가부키 분장과의 비교도 떠올려 볼 만하다. 가부키 배우들은 얼굴 전체를 흰색(또는 노란색) 베이스로 덮고, 그 위에 눈 주변을 짙은 검은색으로 칠하거나 입술을 빨간색으로 표현한다. 역사와 문화는 다르지만, 얼굴 전체를 '배경'으로 만들고 중요한 부분만 색으로 강조한다는 원리는 같다는 점이 흥미롭다. 태국의 현대 메이크업이 가부키를 의도적으로 모방한 것은 아니겠지만, 두 문화권이 미적으로 도달한 '수렴진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메이크업 스타일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멀하면서도 큰 임팩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한편, '너무 밝아서 도장 칠한 것 같다'라는 의구심도 제기될 수 있어 보인다. 실제로 그렇게 하면 피부가 숨 쉬기 힘들 것 같다는 우려도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메이크업 사례는 문화적·미적 관습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같은 '아름다움'이라는 기준도 지역과 시대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표현되는지를 말해 주고 있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아예 가부키처럼 하얗게 만들고 약간의 색을 입히는구나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