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부터 교회에 다닌 모태신앙인인 글쓴이는 최근 신앙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릴 때는 별 생각 없이 따라 다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교리와 현실 사이의 모순을 감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불편함의 첫 번째는 과학과의 충돌인 것으로 보인다. 창조설, 기적 같은 신앙의 핵심 요소들이 과학적 설명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느낀다는 것. 청소년기에 들어서며 논리적 사고가 발달하면서, 어린 시절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신앙의 명제들에 의문 부호가 붙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앙과 이성의 갈등은 많은 모태신앙자들이 겪는 공통적인 고민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글쓴이는 교회를 나갈 수 없다. 가족 문화가 워낙 단단해서다. 교회 출석을 빠지면 집안에서 파장이 생긴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엄마 뱃속부터 이어진 신앙 생활이 어느순간 선택이 아니라 의무로 변해버린 상태다. 신앙심이 아니라 가족의 기대와 규범이 출석을 강제하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동력이 있다. 교회에서 만난 친구들인 것으로 보인다. 신앙 활동 자체는 의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교회가 끝난 후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재밌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느순간 교회는 신앙 공동체에서 순수한 사교 공간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신앙과 무관한 또래 관계가 교회 출석을 지속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된 셈인 것으로 보인다.

전환점은 여기서 온다. 글쓴이가 주변 친구들과 조심스럽게 이 회의감을 나눠보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는 "아멘"을 외치지만 뒤에서는 신앙을 의심하는 또래들이 이미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침묵 속에서 각자의 의문을 감춰왔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왜 침묵이 필요했을까. 신앙을 의심하는 것 자체가 가족 내에서 심각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회 내에서 신앙을 의심한다고 드러내면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힐 우려도 있다. 그래서 또래들은 서로를 완전히 신뢰할 때까지 침묵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가 용기 내어 먼저 입을 열자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비로소 나타났다.

이제 글쓴이의 질문이 더욱 무겁게 들린다. "우리는 대체 왜 교회를 계속 다니는 걸까." 신앙이 없는데 의식은 지속되고, 의심해도 침묵하며, 함께하지만 혼자인 이 기묘한 상황. 가족의 압력, 또래의 유대, 습관이 얽혀 만들어진 복잡한 구조다.

신앙 공간이 동시에 가족 문화이자 사교 공간일 때, 개인의 신앙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진다. 믿음 없이 의식만 반복되는 이 이중 구조가 얼마나 널리 퍼져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글쓴이와 친구들의 침묵이 결코 고립된 사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앞에선 아멘아멘 하면서 뒤에서 조심스럽게 얘기해보니 저같은 생각하는애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