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이 부부 사이를 불태웠다. 결혼 13년차, 서로 이미 알고 있는 상대라고 생각했던 사이에서 갑자기 "그런 용어는 어디서 배웠어?"라는 버럭음이 터져 나왔다. 이 부부의 싸움은 거기서 시작됐다.

신랑이 거듭 "바보야"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번이 아니었다. 세 번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첫 번째 때 함께 있던 초등학교 3학년 아들도 나섰다. "아빠, 바보라고 하는 건 잘못한 거 아닌가요. 사과해야 해요." 아이의 지적에 신랑도 미안하다며 사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얼마 후 또 같은 말이 나왔다.

글쓴이의 참던 감정이 터졌다. "왜 자꾸 그래? 사과해놓고 또?" 그 순간 한 마디가 더 튀어나왔다. "하남자도 아니고!"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그 신조어였다. 상남자와 대비되는 표현으로, 어떤 남성의 행동 방식을 묘사할 때 쓰이는 말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순간의 감정으로 던진 표현이었다.

하지만 신랑의 반응은 달랐다. 버럭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을 폄하하는 표현을 썼다며. 역으로 글쓴이가 뭔가를 답해야 할 상황이 됐다. 그때 글쓴이 머릿속에 떠올랐던 건 신혼 초의 어떤 말들이었다.

결혼 초에 신랑이 농담이라며 여러 번 내뱉었던 표현이 있었다. "여자는 삼일에 한번씩 맞아야 한다"는 말. 특정 커뮤니티에서 유래한 혐오성 발언이었다. 당시 글쓴이는 그 커뮤니티 자체를 몰랐다. 하지만 검색해보며 알게 됐다. 신랑이 농담이라며 몇 번이나 반복했던 그 표현의 정체를.

"하남자"와 "여자는 삼일에 한번씩 맞아야 한다"는 두 발언이 같을까. 전자는 일상 커뮤니티에서 누군가의 행동 유형을 나타내는 신조어에 가깝다. 후자는 특정 커뮤니티의 혐오 문화에서 비롯되어 여성을 하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글쓴이의 한마디는 순간의 감정 표출이었다면, 신랑의 과거 발언은 농담이든 아니든 폭력성을 지녔다.

신랑 입장에선 글쓴이의 "하남자"라는 표현이 자신을 깎아내린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글쓴이가 지적한 건 그게 아니었다. 사과 후에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는 점과 자신의 행동 패턴은 외면하면서 상대의 한마디는 심하다고 하는 태도였다. 신랑은 "옛날 얘기는 왜 또 꺼내?"라고 하며 과거를 회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핵심은 과거 자체가 아니라 "지금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거였다.

결국 신랑은 글쓴이에게 커뮤니티에 글을 써보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댓글을 함께 읽으면서 누가 맞는지 판단하자는 제안이었다. 글쓴이도 평소에 생활용품 정보를 얻으려 특정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있었지만, 이런 형태의 부부 갈등을 묻는 건 처음이었다. 그렇게 해서 사연이 게시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본질은 "하남자"라는 단어가 심한가 아닌가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과 후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패턴,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선 농담이었다며 책임을 외면하는 태도, 그리고 상대의 정당한 지적을 문제 삼는 이중 잣대가 이 부부 갈등의 실제 원인이었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이들의 판단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단순히 누가 맞는지를 묻는 게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을 깨고 싶다는 절박함을 담고 있는 건 아닐까. 사과했는데 왜 또 그럴까, 내 지적은 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그 물음 속에 13년 부부 관계의 피로가 담겨 있는 것 같다.


📌 원문 발췌

신랑은 그런표현 자기한테 썼다며 난리길래 당신이 신혼초에 일베용어 나한테 썼던건 기억안나냐며 '여자는 삼일에 한번씩 맞아야 한다'고 여러번 그러길래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