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시점, 두 개의 경제가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와 뉴스는 반도체와 수출 호황을 반복하며 칭송하는 한편, 건물 지하층과 상가 골목에선 폐업과 공실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모순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사람은 통상 소상공인을 상대로 하는 사업자들인 것으로 보인다.
한 B2B 사업자가 최근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그 간극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소상공인 계층을 직접 거래처로 두고 사업을 영위하는 입장에서 체감하는 실물경제의 붕괴 속도는 팬데믹 수준이라고 한다. 단순한 주관적 느낌이 아니라 매출 수치로도 명확해 보인다. 전년 같은 시기 대비 거래액이 30%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건물 한 층을 보면 현재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고 이 사업자는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 20곳 정도 들어있던 사무실 중 지난달과 이번달 사이에만 4곳이 폐업을 진행하고 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더는 쓸모 없는 책상만 남겨두고 누군가 가져가길 바라는 식으로 버려진 모습까지 보인다고 한다. 추가로 2~3곳은 이미 공실 상태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건물의 한 층에서만 이런 대규모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런데 같은 시간 반도체 업계와 대기업의 현황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한 직원이 받는 성과급이 5억 원대, 심지어 6억 원대에 이른다는 것으로 보인다. 수출 실적은 호황이라고 알려져 있고 대기업들의 분기별 실적 발표는 대부분 시장 기대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계 데이터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 그 호황이 골목의 자영업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로 보인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지금 일어나는 일은 성장의 방향성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대기업 중심의 수출 성장이 내부 임금 체계와 소비 수요로 자동 연결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소상공인을 상대하는 B2B 사업자는 공급망의 중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 괴리를 가장 민감하게, 그리고 가장 빠르게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최종 소비자가 지갑을 닫기까지의 시간보다 훨씬 앞서, 거래처의 매출이 떨어지고 발주가 줄어드는 신호를 먼저 받게 되는 구조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성장 과실이 어디에 쏠려 있는가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거시 지표 상의 성장률이 높아도, 그것이 전체 경제층으로 골고루 파급되지 않으면 평균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지금 한국 경제의 모습이 정확히 그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점에서, 통계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 원문 발췌
저희 건물 한층에 20여개 사무실이 있는데 저번달 이번달 4개가 폐업해서 나갔어요. 반도체는 잘나가고 5억 6억 성과급받는 세상인데 왜 실물경제는 이모양일까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