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 게시판 글쓴이에 따르면, 엄마가 입원을 준비했을 때 아빠가 꺼낸 첫 말이 "두 달 동안 자기 밥을 어떻게 먹을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이 한 마디로 30년을 견뎌낸 무언가가 터져나왔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버지를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 짓는 게 아니었다. 문제는 위기 상황에서의 우선순위 감각이 너무나 다르다는 걸, 바로 그 순간 뼈저리게 느낀 것이었다.
아버지는 어머니 생일을 평생 한 번도 챙긴 적이 없는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버지 생일이 되면 어머니는 수십 년 동안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생신상을 차렸다. 주방에 들어간 기억도 거의 없고, 자신이 아플 땐 어머니가 간병했으며, 이제 어머니가 아프니 간병인을 고용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이렇게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돌봄이 평생 반복된 가정이었다. 그런 관계를 30년간 지켜본 딸이 아니었다면 모를 일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일찍부터 이런 패턴에 의문을 품었다. 십대를 거쳐 성인이 되면서, 이게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0년 넘는 기간 동안 끊임없이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항도 했고, 설득도 했고, 때론 실제로 행동으로 보였다. 결국 많은 것들이 조금씩 바뀌었다. 지금은 부모님도 유튜브를 보고 인스타그램도 하는 시대를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10년의 노력도 이 순간을 막을 순 없었다.
어머니 입원 전날, 글쓴이는 이미 상한 몸을 이끌고 아버지가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넉넉하게 미리 준비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버지의 입맛이 까다롭다는 걸 잘 알기 때문) 며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그런데도 들려온 말이 그것이었다. 글쓴이는 참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화로 쏟아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등학생도 배우는 밥은 자신이 지을 수 있다고, 손도 있고 돈도 있으니 사 먹으면 된다고, 생명이 걸린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냐고. 아무리 이상하게 봐도 그게 상식적인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30년을 견딘 감정이 한순간에 폭발한 것이었다.
진짜 싸움은 여기서 시작됐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화를 옆에서 듣던 남편이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빠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 세대 문화가 다르지 않냐고, 부부만의 세월이 있지 않냐고, 그런 감정들을 존중해야 하지 않냐고. 글쓴이는 이미 아버지와 싸우고 있던 것도 아닌 상태가 되었다. 이제 남편과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느낀 게 있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종의 공포 같은 것이었다.
혹시 남편도 은연중에, "밥 차리는 건 여자가 할 일"이라는 가부장적 가치관을 여전히 갖고 있는 건 아닐까. 남편은 다정하고 가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무서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사람도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이런 의식이 문화 속에 얼마나 깊이 박혀 있는지를 의미하지 않을까. 글쓴이가 이를 조심스럽게 언급했을 때, 남편의 반응은 "너 너무 비약이 심하고 피해의식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더 큰 상처였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한 마디가 모든 것을 단정 지어 버린 느낌이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나중에 자신을 성찰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맞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시집살이와 수많은 고난을 봤으니 피해의식이 없다고 할 순 없다. 그건 인정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백한 불평등이 '세대 문화'라는 이름으로 정상화되고 정당화되는 게 괜찮은 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특히 그 말이 남편처럼 신식이고 평등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입에서 나올 때는 더욱.
글쓴이는 부모님과 매우 친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이 여행도 다니고, 자신의 돈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다닌다. 어머니와의 관계도 매우 좋았다. 아버지와도 어릴 땐 거리감이 있었지만, 성장하면서 아버지의 힘듦을 이해하게 되자 오히려 더 많은 애정을 표현하는 딸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소엔 사랑한다고도 자주 말한다. 아버지도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순간들을 마주하면 정말 "돌아버릴 것 같다"고 느낀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는 결국 모르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가 이상한 걸까. 부모님 세대의 부부 관계와 문화를 진심으로 존중하지 못하는 자녀인가. 아니면 명백히 이상한 패턴을 감지했을 때, 그것을 지적한 것뿐인가. 혹은 특히 남편 같이 새 세대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알지 못하면서 같은 말을 할 때, 그 발작 버튼이 눌린 건 걸까. 모든 싸움이 거기서 시작된 건 아닐까.
📌 원문 발췌
'나는 두달동안 밥을 어떻게 먹나 사먹는 것도 일이지' 통화끊고 옆에서 듣던 남편이 하는 말이 그래도 아빠한테 너무한거 아니냐더군요. 우리야 신식이지만 부모님들은 그 시대때의 문화가 있다고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