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불어난 불쾌감이, 집에 와서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었다.

임신 10주차에 17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던 상황이었다. 남편이 회사 회식에 "아이만 좀 보여주고 가라"고 해서 잠깐 들렀다. 가서 인사를 나누고 아이를 보여주려던 찰나, 남편의 행동이 눈에 띄었다. 회사 여직원을 향해 "예쁘다"며 칭찬을 건넸다. 한 번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아이에게도 "이렇게 예쁜 사람 어디서 못 본다며 한 번 안겨보라"는 식의 표현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순간엔 특별히 불쾌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회식 현장이고, 직장 인간관계니까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 옆에 있으면서도 다른 누군가를 칭찬하는 것이 다소 어색하다고 느껴진다 해도, 그것을 지금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 앞섰던 것 같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을 때, 생각이 달라졌다.

자신의 아내인 자신이 그 자리에 있는데, 다른 여자에 대한 칭찬을 그렇게 반복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을까. 특히 반복되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배우자의 존재 앞에서, 다른 이를 그렇게 칭찬하는 것이 정말 '사회생활'의 일부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날 저녁, 아내는 남편에게 불쾌함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까 기분이 나빴다", "그 분이 정말 세상에서 제일 예쁜 건가", "나는 그 분이 너의 여친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식으로 말을 꺼냈다. 신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취약한 시기이면서, 조심스럽게 감정을 전달하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의 반응은 역설적이었다.

생각에 찬 얼굴로 웃고는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말이 쏟아졌다. "너 같은 년을 그 자리에 부른 자신이 병신이라는 소리냐",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냐", "그럼 나가서 니가 돈을 벌어와라"며 욕설과 함께 역공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맞벌이 부부인데도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엔 "정신병자"라는 낙인까지 붙였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이 있다.

아내가 느낀 불쾌감 자체는 매우 자연스러운 감정인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 앞에서 다른 이를 반복적으로 칭찬하는 행동에서 오는 심리적 반응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임신과 육아라는 신체적·심리적 취약성이 증가한 시기에는, 그런 경험이 더 직접적으로 감정에 닿는다고 할 수 있다. 호르몬 변화가 심할 때이기도 하다. 배우자의 관심이 내게 있지 않다는 느낌, 소외감 같은 것들이 증폭되기 쉬운 환경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감정 자체가 아니라, 그 감정을 표현했을 때 돌아온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방이 "사회생활을 모른다"고 책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폭언을 쏟아냈다. 그리고 그 감정 자체를 "정신병" 취급하며 무효화해버렸다. 이것은 무엇인가. 한쪽이 불쾌함을 전하면, 그것에 응하는 대신 그 감정을 말한 사람을 역으로 공격하는 메커니즘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상대는 침묵한다. 감정 표현 자체를 위험하게 느낀다. 다음엔 말하지 않는다. 또 다음 번도 참는다.

아내는 글에서 "내 감정이 이상한 건가"라고 질문한다. 그 질문은 상대방이 성공적으로 불안감을 심어놨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의심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들이 나타났다. 불쾌감은 정당하다는 반응들인 것으로 보인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그 불쾌감을 나눴을 때 상대가 어떤 방식으로 응하는지에 있다. 대화와 이해 대신, 역공과 폄하와 진단적 낙인으로 응하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반응 패턴이 부부 관계에서 신뢰를 어떻게 손상시키는지를 드러내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원문 발췌

와이프 앞에서 무슨 다른여자 칭찬을 그렇게하냐 했더니 썩소에 코웃음치면서 되려 화내더라고요. 니같은 년을 그 자리에 부른 자신이 병신이라며 사회생활 안해봤냐며 저보고 정신병자라고 하더라구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