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0대 건설사가 공사비를 5조 원대 이상 늘렸다는 보도다. 107건의 변경계약을 통한 증액인데, 표면적으로는 "현장 여건 악화로 비용 조정"처럼 들린다. 그런데 이 청구서의 진짜 정체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현장 사정과는 전혀 다른 구조적 문제가 보인다.

수 조 원대, 실제 증액 사례들

구체적인 사례를 보자. 한 건설사의 주택재개발 사업에서는 1조 3천억 원대가 올랐다. 다른 도시정비형 사업 두 곳에서도 각각 4천억, 2천억 원대가 추가된 것으로 보도되었다. 상위 50대사들의 이 변경계약이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업계 전반의 적신호로 읽힌다.

원자재값이 올라서 공사비를 조정했다고 하면, 보통 최근 몇 개월 안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원가 상승의 시작점을 따라가면 훨씬 과거다.

원가는 5년 전부터 계속 올랐다

건설공사비 관련 지표를 보면 2020년 11월 기준 약 101에서 2024년 6월에 138까지 올랐다는 통계가 있다. 37% 가까운 인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상승이 실제로 공사비에 반영되는 건 훨씬 나중인 것으로 보인다.

왜 그럴까. 건설 프로젝트, 특히 주택재개발이나 도시재생 사업은 발주처·주민조합·시공사 간 협상 과정이 오래 걸린다. 원가가 올라도 이를 즉시 계약금액에 반영하지 못한다. 대신 협상을 통해 "올해 이만큼, 내년 이만큼" 식으로 나눠 받거나, 최종 준공 시점에 일괄 정산한다는 식인 것으로 보인다. 이 협상과 승인 절차가 1년에서 길면 3년을 소요하기도 한다.

협상 대기 기간, 건설사가 떠안는 자금 공백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원가는 2020년부터 올랐는데, 계약서에는 예전 가격 그대로다. 그 차이를 건설사가 자체 현금으로 먼저 쓴다. 철근 가격이 올랐으면, 현장에서는 올라간 가격으로 구매한다. 인건비가 올랐으면 그 비용을 지금 당장 지출한다. 하지만 보수는 협상이 완료된 후에야 받는다. 원가가 올랐을 때와 계약이 반영될 때 사이의 공백을 건설사가 전부 메워야 하는 구조다.

이 구조가 중소·중견 건설사에게는 치명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한 해 건설업계 폐업 신고가 약 2천7백 건을 넘었다고 한다. 1년 전보다 25%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단순한 경기 부진이 아니라, 자금이 바닥난 회사들이 폐업을 신청하는 현상이라는 해석이 제시된다.

'우량사 중심' 재편 시나리오

고금리·미분양 장기화 우려 속에서 업계는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건설사는 이미 확보한 자본금으로 이 공백을 버텼지만, 중소사는 그럴 여력이 없다. 결국 건설사 5조 증액 현상은 "지금 올린 것"이 아니라 "이미 올라 있던 비용의 뒤늦은 정산"이라는 게, 이 시점에서 거론되는 이유다.


📌 원문 발췌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1월 100.97과 비교하면 36.9% 증가했고, 사업 지연으로 급등한 원가가 발주처·조합과의 협상을 거쳐 뒤늦게 계약금액에 반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출처(커뮤니티 2차 인용): 클리앙 모두의공원 ※ 건설공사비지수·폐업건수·변경계약 증가율 등 수치의 1차 출처(통계청·국토부·업계 보도) 미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