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임대주택 공급 부족의 원인을 '토지 부족'으로 진단한다. 그런데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게시글에서는 이 논리를 뒤집어 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말 땅이 없는 걸까, 아니면 있는 땅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있는 걸까 하는 질문이었다.

실제로 몇몇 임대주택 단지들을 둘러보면 꽤 넓은 부지에 생각보다 낮은 건물이 성글게 지어져 있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뭔가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이 모습 뒤에는 용적률과 건폐율이라는 규제 장치가 작동하고 있었다. 같은 면적의 대지라도 분양 아파트는 더 높고 촘촘하게 지어지는데, 임대주택은 상대적으로 덜 짓는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책적 제약이 실제 공급량을 낮추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임대주택이 분양주택에 비해 용적률 규제 완화 논의가 더디게 진행돼 온 측면도 배경에 있다. 공공주택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은 강조하면서도, 실제 설계·건축 기준은 분양주택과 구별되는 더 제한적인 기준이 적용돼 온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상황을 보면 이 모순이 더욱 심각해진다. 주택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가용 토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여건에서 '새로운 부지를 찾아 개발한다'는 전략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택지를 조성하려면 토지 매입부터 시작해 인프라 정비, 환경 영향 평가, 각종 인허가와 주민 동의 등 수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하고, 실제 주택이 공급될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여러 해에 달한다.

반면 이미 임대주택 부지로 지정된 땅에서 용적률을 높이는 방식은 훨씬 탄력적이라는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 부지의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하면, 같은 넓이에 더 높은 건물을 지어 세대수를 대폭 늘릴 수 있다. 신규 택지 조성에 드는 비용이 거의 없으므로 공급 원가를 낮출 수 있고, 의사결정부터 착공까지의 시간도 훨씬 단축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공급 속도와 비용 효율성 두 측면 모두에서 유리한 셈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서 놓치면 안 될 부분이 있다. 단순히 주택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주거 공급난을 해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고층·고밀 개발로 세대수가 증가해도, 실제 주민들이 경험하는 주거환경이 나빠지면 결국 정책 실패다.

높고 촘촘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여러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공용 공간이 부족해 어린이나 노인들이 활동할 곳이 없을 수도 있다. 녹지 면적이 턱없이 부족해 계절감을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차량 동선과 보행 동선이 복잡해지면서 안전성이 떨어질 우려도 생긴다. 주변 교육시설, 의료시설, 장보기 편의시설 같은 생활 인프라가 함께 확충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주택을 공급해도 거주 품질은 떨어지게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책 전환의 핵심은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데 있다. 첫째, 기존 임대주택 부지의 용적률과 건폐율을 합리적으로 높여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세대를 확보하는 것. 둘째, 그 과정에서 주거환경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필요한 편의시설과 인프라를 함께 갖춰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글을 정리하면, 임대주택 공급난의 돌파구는 '새 부지 찾기'보다 '기존 땅의 효율적 이용'에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신규 택지 조성에 드는 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이면서도 공급 속도는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현행 규제를 풀어야 하고, 무엇보다 공급 증대와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 원문 발췌

그동안 일부 임대주택은 한정된 토지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 공간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용적률과 건폐율을 합리적으로 높이고, 고층·고밀 개발을 적극 활용해 같은 면적의 토지에서도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