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배우자와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 특별할 것 없는 욕망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그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 하면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에 부닥친다.
한 익명 게시판 글쓴이의 상황은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구 남편이 특별히 매력적이거나 로맨틱한 관심의 대상은 아니지만, 만날 때마다 "이 사람 정말 무해하고 좋은 사람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관심사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히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조건들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대화가 막히지 않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면 즐거울 것 같은 그런 느낌. 새로운 친구를 만났을 때의 그 설렘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현실은 냉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구와는 달리 남편과의 만남을 주선할 방법이 거의 없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아이디어는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를 보러 가겠다'는 핑계였다. 자연스럽고 당당한 방문 이유가 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친구의 임신 계획이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진다.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는 사이 시간만 흘렀다.
부부동반 모임을 제안해본 것도 마찬가지였다. 친구에게 "우리 함께 뭐해. 남편도 데리고 와"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입으로는 좋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성사되는 일이 없었다.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거나, 바쁘다거나, 아이 때문에 나가기 힘들다거나 하는 이유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부부 모두 함께하는 일정은 생각보다 복잡한 변수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한 사람의 동의만으로는 부족하고, 두 사람의 시간이 겹쳐야 하며, 그 겹치는 부분이 점점 희박해진다는 현실이었다.
공통의 관심사를 직접 활용해볼 생각도 있었다. 남편과 관심사가 같다면, 그걸 핑계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방법도 막혔다. 친구를 건너뛰고 남편과 1:1로 접점을 만드는 것처럼 보일 우려 때문이었다. 세상의 눈이, 또는 친구의 눈이 어떻게 읽을지 모르니까. 아무리 순수한 의도라도, 사회적 암묵의 규칙은 그런 접근을 선뜻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심지어 관심사 자체도 '친구를 제외하고 나만의 핑계'로 쓸 수 없을 정도로 조심스러웠다는 건 흥미로운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는 것 같다. 친구 배우자와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친구를 매개체로만 성립하는 구조로 보인다. 배우자는 친구의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가는 곳에만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친구가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마주할 기회가 물리적으로 생기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건 단순한 일정 문제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결혼한 사람의 배우자와 친해지는 경로가 사회적으로 매우 제한적인 측면이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1:1 만남은 경계의 대상이 되고, 친구를 빼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어색하며, 공통 관심사마저도 "친구를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동반한다. 우리가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을 때, 그 누군가가 이미 누군가의 배우자라면, 그 '누군가'를 항상 의식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현실적인 돌파구는 발상의 전환에 있을 것 같다. 남편과의 직접적 친밀함을 먼저 추구하기보다, 친구와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는 쪽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인 것으로 보인다. 친구와 자주 만나다 보면, 남편도 함께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다. 부부동반 모임을 정기적으로 딱딱 잡으려 하기보다, 개별 만남의 빈도를 먼저 높이는 방식 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남편이 자연스럽게 동반되는 상황이 점점 많아진다.
강제하지 않아도, 흐름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는 의미다. 한두 번 만나다 보면 서로를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인사를 나누기 좋아지고, 좋아지면 대화가 편해진다. 그 과정을 거칠 시간만 충분하다면 말인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우리가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을 때, 그 누군가에게 직접 가닿으려 하기보다 우리가 이미 공유하고 있는 연결고리를 먼저 더 단단히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친구라는 기존의 관계 위에서, 시간이 충분히 쌓이면 자연스러운 삼각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구도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 원문 발췌
이성적으로 마음에 들고 이런게 아니라 사람이 정말 무해하고, 관심사도 저랑 똑같더라구요. 부부동반 모임 하자고해도 말만하고 모임이 성사되지도 않고.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