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첫 등원한 날, 부모들은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 즐겁게 지낼 모습을 상상한다. 그런데 입원식을 마친 직후 받은 소식은 예상 밖의 충격이었다. 자신의 딸과 정확히 같은 이름을 가진 또래 여아가 3명이나 더 있다는 것이었다. 전체 여아 규모가 20명도 채 안 되는 작은 어린이집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가 4명이나 겹친다는 건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는 이 이름이 현재 세대의 가장 대표적인 이름이 되어버렸다는 점을 명백히 시사한다.

원장은 이미 상담 단계에서 조용히 예고를 했었다. "저희 어린이집에도 ***이들이 많아요"라는 말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직접 마주해보니 그건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예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겪어보니 예상을 훨씬 능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실 명부에서, 점심 줄을 설 때, 책가방 이름표에서 반복해서 눈에 띄는 그 이름.

이렇게 한 이름이 한 세대에 집중되는 현상은 결코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 2010년대 후반 이후 부모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된 작명 트렌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짧고 부드러운 음감의 순우리말을 선호하는 감성이 강해지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는 비슷한 계열 이름들의 추천으로 가득 찼다. 블로그, 작명 카페, 인스타그램 같은 채널들이 비슷한 취향의 부모들을 모아내고, 그곳에서 "좋은 이름"으로 반복 추천되다 보니 선택이 자연스럽게 한 방향으로 수렴된 것으로 보인다. 각 부모는 독립적인 판단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이 얻은 정보의 출처와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겹쳐 있었던 것 같다.

각 가정의 부모 입장에서라면 분명 "우리 아기만의 특별하고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하며 지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이름을 놓고 비교하고, 글자 획수를 따져보고, 의미와 어감을 여러 번 곱씹으며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었을 이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린이집 출석부에 붙인 아이 이름표를 보면, 같은 이름이 여러 줄에 반복된다. 교실에서 "***아, 점심시간"이라는 한 마디 호출에 여러 아이가 거의 동시에 고개를 드는 모습까지 목격하게 되면, 부모가 들인 그 정성과 고민이 무력해진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글쓴이가 표현한 착잡함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심정이라고 본다. 특별하고 예쁠 줄만 알았던 이름이 어느 순간 "흔한" 이름이 되어버린 것 같은 마음, 혹시 자신이 아이에게 무난하기만 한 "평범한" 이름을 지어준 건 아닐까 하는 자책까지 생길 수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주고 싶었던 특별함과 개별성이 시대의 트렌드 속에서 희석되어버린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 어린이집에서의 이같은 집중은 겹치는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현 세대 부모들의 작명 감성과 선호도가 얼마나 닮아 있는지, 그리고 온라인 정보 채널이 얼마나 수렴되어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이의 이름을 고민하는 요즘 부모라면 누구나 혹은 앞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이 마음의 결은, 결국 개인의 신중한 선택이 사회적 트렌드와 만나는 자리에서 빚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


📌 원문 발췌

같은나이 친구들중에(다른반 포함) 저희아기 빼고 ***이만 세명이네요. 원장님이 딸이름이 ***이라고 하니까 저희 어린이집에도 ***이들이 많아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