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새로운 연애를 응원하면서도, 새 배우자가 요구하는 '가족이 되자'는 관계에 성인 자녀가 나서기 어렵다는 건 드물지 않은 일인 것으로 보인다.
한 익명 게시판 글쓴이가 바로 그런 상황에 있다. 아버지를 잃은 후 15년을 혼자 글쓴이를 키워낸 어머니는 그동안 구애를 모두 거절하고 자녀에게만 집중했다고 한다. 글쓴이가 성인이 되어 독립하자, 어머니는 비로소 자신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올해 초 청년주택으로 나간 글쓴이와는 달리, 어머니는 7월 초부터 새로운 남성(***씨)을 만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씨도 유사한 배경을 가졌다. 10년 전 아내를 병으로 잃고 아들 셋을 혼자 키워냈다고 한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씨가 글쓴이를 만나고 싶다고 계속 말을 꺼낸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딸 있는 게 평생 소원이었다'며 어머니를 통해 몇 번을 반복 전했다고 한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홀로 자녀들을 키워낸 사람이 가족의 완성을 꿈꾸는 것은 자연스럽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글쓴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글쓴이는 처음부터 명확하게 입장을 드렸다. 이 만남이 부담스럽다고 거절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자신은 더 이상 미성년자도 아니고 이미 다 자란 성인이라는 의사 표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와 월 300만 원대 연금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관계 속에서, ***씨의 '가족처럼 지내자'는 요청은 그 자유로운 거리감을 '가족'이라는 틀로 묶어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성인 자녀에게 있어 부모의 재혼은 당연히 존중해야 할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모가 새 배우자와 맺는 관계와, 이미 독립한 자녀가 새 배우자와 맺는 관계는 분명 다른 영역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어머니의 재혼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문제는 자신이 처음부터 누군가의 '딸'이 되기를 기대받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기 인생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성인에게는 그것이 과한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뜻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시간 속에서 쌓이는 관계와, 처음부터 틀이 정해진 관계는 분명히 다르다.
양쪽이 모두 독립한 성인 자녀들뿐이라는 점도 생각해 볼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성년 자녀가 있는 상황이라면 새 가족의 형성이 현실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자기 삶을 영위하는 성인들뿐이라면, 굳이 '강제적 가족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을까.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질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느 쪽의 입장도 완전히 틀렸다 할 수 없다. 다만 성인 자녀가 정중히 거절한 후에도 같은 요청을 반복하는 것이 정말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서로의 경계를 먼저 존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엄마의 지금 재혼도 엄마 인생이지 내 인생까지 영향이 올게 있나 싶어. 아저씨는 계속 나 보고 싶다고, 가족처럼 지내고 싶다 하시는데 마음은 이해한다만 내가 10대 미성년자도 아니고 다 큰 성인인데 이렇게까지 하는게 부담스럽다.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