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부동산 악화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충남의 미분양 물량이 8,894호까지 늘어났고, 지난 한 달간만 681호가 추가됐다는 소식이 그걸 증명한다. 비수도권 지역 중에선 가장 가파른 증가 속도다.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라는 순위는 충남 부동산 시장의 냉각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말해준다.
하지만 충남만 따로 떼어 봐선 전체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한 번 시야를 더 넓혀보면 압박감이 배가된다.
충청권 4개 시·도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으면 어떨까. 대전의 미분양은 2,044호로 한 달간 158호가 증가했다(8.4% 상승). 충북은 1,699호로 151호 추가(9.8% 상승)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은 43호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이 네 지역의 미분양을 모두 더하면 12,680호가 된다. 숫자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전국 미분양 물량의 18.8%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한 권역에 전국 미분양의 거의 1/5이 몰려 있다는 의미다.
지역만 다른 게 아니다. 미분양의 '질'도 다르다는 게 더 심각하다. 부동산업계에선 미분양을 두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아직 분양이 진행 중인 미분양이고, 다른 하나는 건물이 이미 완공됐는데도 팔리지 않는 미분양인 것으로 보인다. 후자를 '악성 미분양' 또는 '준공 후 미분양'이라 하는데, 이건 건설사가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신호다. 건설사 현금 흐름에 직결되는 문제라서 업계 전체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악성 미분양은 29,786호 규모다. 한 달간 436호가 추가됐다. 충남은 2,372호의 악성 미분양을 안고 있지만 지난 달보다 30호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북 1,048호, 대전 488호도 각각 소폭 감소 추세를 보였다. 충청권 일부 지역에선 악성 미분양이 줄어드는 게 다행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종은 다르다.
세종의 전체 미분양 43호가 모두 악성 미분양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절대수로만 보면 가장 적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가장 위험한 신호로 읽힌다. 한 지역의 거의 모든 미분양이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았다는 건, 그 지역의 부동산 수급이 얼마나 개선되기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신규 공급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서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만 있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에서 미분양이 쌓여가는 현상은 단순히 '그 지역 부동산이 안 팔린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인구 유입 둔화, 신규 주택 수요 감소, 기존 거주민들의 자산 가치 하락이 모두 연쇄작용 한다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충청권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이나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인데도 이 정도라면, 입지가 더 약한 지역의 상황은 얼마나 답답할까.
미분양이 단순한 재고 문제로 머물면 좋겠지만, 이미 지어진 건물이 팔리지 않는다는 건 그 지역의 부동산 시장 자체가 위축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기존 주민들이 보유한 주택 가격도 함께 하락 압박을 받는다. 새 집을 사려던 사람들은 들어오지 않고, 있던 사람들도 떠나려 한다면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 아닐까.
📌 원문 발췌
충남의 미분양은 한 달 새 681호 늘어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충청권 4개 시·도를 모두 더하면 1만 2천 680호로, 전국 미분양의 18.8%에 해당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