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만에 다시 만난 친구가 건넨 첫 말은 예상 밖이었다. "내 남편이 너한테 화났어."

사실 이 만남은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본인이 처리할 일이 있어서 먼저 연락했고, 그제야 친구는 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사이 몇 달간은 친구로부터 오는 연락이 없었다. 처음엔 친구가 뭔가 서운한 게 있는 건 아닐까 싶어 '만나자'는 제안도 몇 번 했지만, 친구는 피곤하다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계속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저쪽에서 먼저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겠다 싶었다. 한편 같은 또래 친구들과는 잘 만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친구를 통해 이 친구가 본인을 서운해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끝끝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차라리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할 때까지 그냥 놔두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필요한 일이 생겨서 다시 만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말이 바로 그것이었다. 친구는 본인이 남편을 서운하게 했다고, 사과 한 번 없이 본인만 멀쩡하게 지내니까 남편이 화가 났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말을 듣고 본인은 혼란스러웠다. 뭐가 서운한 건지 물어봤지만 친구는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봐봐, 넌 이게 문제야"라고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했을 때 나온 게 인스타그램이었다. 친구의 남편을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 해제했다는 것이었다. 본인은 그 사실조차 몰랐다. 팔로우 관계가 있다는 것도, 해제했다는 것도 완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수백 명의 팔로우 목록을 매일 하나하나 확인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렇게 설명했지만 친구는 여전히 이해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 이상 대화를 진행해봐야 답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은 그 대면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가장 이상했던 부분은 소통 방식 자체였다. 왜 친구가 직접 서운함을 표현하지 않고 남편의 분노를 대신 전달했을까. 더 이상하게도, 친구는 남편이 정확히 왜 화났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누가, 어떤 근거로 상대방을 책망할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이 친구와의 대화는 항상 뭔가 막혀 있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몇 달에서 몇 년씩 서운한 상태를 유지하는 식이었다. 예를 들어 다른 친구의 생일을 또 다른 친구가 챙겨주지 않아서 본인이 서운해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생일도 아닌데 말인 것으로 보인다. 주변 친구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서운하게 했다며 호소하는 일도 빈번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구들 입장에서는 뭐라 반응해야 할지 몰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처음엔 이런 감정들을 함께 풀어주려고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에너지가 남지 않았다.

결국 이 상황이 제기하는 핵심적인 질문으로 돌아가보면, 배우자를 통해 분노를 전달하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인가, 아니면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인가.

서운함의 원인을 명확히 말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의 반성을 기대하는 구도. 남편의 화를 전달하면서도 왜 화났는지는 설명할 수 없는 형태. 이런 소통 방식 속에서는 진정한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상대방이 느끼는 것은 죄책감이나 답답함, 그리고 무력감뿐일 가능성이 높다.

배우자를 통해 감정을 간접 전달하는 행위는 결국 상대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더 생각해볼 점은, 친구가 정말로 누군가에게 "내 남편이 너한테 화났어"라는 말을 전하는 게 얼마나 효과적일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남편의 입장은 어떨까. 아내가 자신의 화를 대신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이 구도 자체가 진정한 소통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 원문 발췌

이번에 제 일로 연락할 일이 있어서 연락해서 만났는데 지 남편이 저한테 화났대요? 이유를 말 안해주고 남편이 저한테 화났다는데 그럼 남편은 이유를 아는거잖아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