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반려견 돌봄을 병행하는 가정에 갑자기 추가 의무가 떨어지는 경험은 무겁다. 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 보여주는 건, 단순한 반려견 위탁 요청이 어떻게 돌봄 강요로 변질되는지의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소형견과 돌 지난 아기를 키우는 시누이가 갑자기 중형 반려견의 위탁을 제안했다고 한다. 시댁 어르신이 건강상 이유로 고향을 자주 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일시적인 부탁처럼 보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거절의 근거는 단순하지 않았다. 시누이 가정의 개는 이미 자신의 개를 공격한 이력이 있었다. 타견 반응을 보이는 반려견의 공격성은, 환경이 바뀌면 언제 재발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만약 물린다면 작은 체구의 자신의 반려견은 심각한 상해를 입을 수 있다. 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더욱 그 위험이 크다.

두 번째 거절의 이유는 장모종 반려견의 털 빠짐이었다. 시누이 집에서도 매일 청소기를 돌려도 계속 떨어진다고 했는데, 돌 지난 아기는 떨어진 털을 집어 입에 넣을 수 있는 시기다. 소형견의 털도 이미 청소에 압박이 있는데, 중형견의 털이 추가되면 청소뿐 아니라 아기 건강 관리까지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호텔 펫시팅 서비스를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하루에 물과 밥만 챙기고 대소변을 정리해주는 방식으로도 시간을 낼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조건이 계속 늘어났다. "산책은 꼭 필요하다", "혼자 있으면 안 된다"는 요구가 이어졌고, 동시에 호텔 비용이 하루 5만 원대라며 "매주 감당하기엔 너무 많이 든다"는 설득이 나왔다. 이 지점에서 뭔가 어긋나 보인다. 비용이 부담되면 함께 분담하는 대화가 나오는 게 맞지 않을까.

한편 시동생이 고향에 가지 않고 혼자 강아지를 봐도 되지 않을까는 질문에, 상대는 "부모님이 편찮으신데 사위가 안 가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시부모님은 명확히 "절대 싫다"고 거절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댁 두 분이 모두 거절한 일을, 육아와 반려견 돌봄으로 이미 바쁜 며느리에게만 계속 요청하는 이 모순이 핵심이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조건이 쌓일 때였다. "밥 주고 대소변만 치워주면 된다"고 제안했을 때도 "산책도 해야 하고 혼자 있으면 안 된다"며 책임만 추가되었다. 그러다 결국 "그럼 무조건 너 가 하라"는 통보로 바뀌었다고 한다. 부탁이라면 상대의 거절을 존중하고 함께 대안을 찾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거절할 때마다 새로운 조건과 책임만 추가되는 구조였다.

돌봄 요청이 정당하려면, 그 요청이 거절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비용이 부담되면 비용을 나누고, 돌봄 기간이 길면 전문 서비스를 찾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부탁인 것으로 보인다. "너 안 해주니까 넌 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더 이상 부탁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 원문 발췌

호텔링 비용이 하루 5만원인데 매주 감당하기엔 너무 크다 했어요. 밥주고 대소변 치워준다는데 그것도 싫다하면 무조건 저보고 하라고 통보하는거지 부탁이 아니잖아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