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유독 모든 것을 망가뜨렸다. 직장에서는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계속 터져나왔고, 신뢰하던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와중에 자동차 사고까지 났는데, 애지중지하던 차는 결국 폐차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치명적이었던 건 처음 도전한 주식 투자. 기대와 달리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로, 일상의 모든 것이 흘러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극도로 소진된 사람의 판단력은 얇아진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선택을 '될 대로 되라'는 포기 심정으로 집행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그 밤이었다고 한다. 옵챗방(익명 채팅)에서 낯선 남자를 만나 술을 마셨다. 그리고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그때의 판단을 지금 돌아보면 이해도 안 가는 자신의 행동이 더욱 괴로울 수밖에.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인간의 뇌는 위험 신호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평소 기준과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현상이 있다. 이것을 '성격 결함'으로 봐서는 안 되고, 차라리 '감정의 임계점 붕괴'로 이해하는 게 마음이 조금이라도 덜 무너질 수 있다.
2주가 지났을 때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려움이 심해지고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이 생겼다. 산부인과를 찾았을 때 평소와 다른 진단을 받았다. 생전 처음 듣는 질환명이었다. 며칠 뒤 균 검사 결과가 문자로 도착했을 때, 심장이 철렁했을 것 같다. 처음 듣는 병원균 양성이라는 내용.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추가 내원이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지금까지 몇 명의 파트너가 있었어도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던지라, 이 경험이 얼마나 급작스럽고 충격적이었는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 순간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밀려온다. 모멸감이 든다.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나 하는 자책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내가 왜 그런 미친 짓을 했나'라는 생각이 반복되고, 신이 자신을 벌하는 건 아닐까 하는 극단적 생각까지 든다. 이미 힘든 상황에 몸까지 나빠지니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나'라는 현실감과의 단절감이 생기는 거다.
다만 한 가지는 주목할 만하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이미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고 의료진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자책만 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 대응하고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치료는 계속되어야 하지만, 이 시점에서 필요한 건 '내가 왜 이런 성격이야'라는 영속적 자책보다는 '극도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이해다. 충동적 선택 자체를 완전히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감정 폭발 직전의 상태를 냉정하게 돌아봤을 때 이건 '순간의 판단 오류'라기보다 '누적된 위기에 대한 뇌의 방어기제 마비'에 더 가깝다. 시간이 흐르면서 극단적인 감정은 진정될 것이고, 치료가 진행되면서 몸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 회복의 과정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 원문 발췌
지난달 7월엔 이상할정도로 모든게 꼬이기만 했었어요 회사일도 계속 꼬이고 인간관계도 꼬이고 자동차사고도 나서 제가 아끼던 차도 폐차하고 난생처음해본 주식때문에 돈도 너무많이잃고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