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후반인데 지인이 유독 이쁜 편인 것으로 보인다. 밝은 색의 옷을 즐겨 입고, 화장은 진하지 않지만 빨간 입술이면 충분하다는 스타일인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부지런해서 몸도 잘 챙겨져 있고, 어려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다. 거리를 걷다 보면 십대 후반부터 이십대 초반의 남자들까지도 시선을 두는 게 보인다. 본인이야 당연히 느끼겠지만, 옆에 있는 나는 그런 시선들이 어디서 오는지 더 명확하게 감지한다.

지인이 최근 허리 통증이 심해서 병원을 찾았다. 담당 의사 아래에서 거의 두 달을 물리치료 받았다. 치료가 진행되면서 좀 나아졌나 싶었는데, 진찰 때 의사가 "요즘은 괜찮으신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지인의 답은 아직도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의사가 뭔가 남은 표정으로 "계속 신경 써야겠네요"라며 진료를 마무리했다고. 그리고 그 날 저녁이었다. 모르는 번호의 문자 알림이 울렸다. 확인해보니 진료했던 의사였다. "아직도 불편하신 상태라니 제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더 깊이 알아보고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의사가 의료진으로서의 의무를 넘어서 개인 번호로 따로 연락하는 일이 얼마나 흔한가. 살면서 처음 본다는 지인의 반응이 그걸 말해준다. 의료 서비스의 기준으로는 충분하고도 남는 것 같은데, 이게 왜 개인적인 영역까지 넘어온 걸까.

더 있다. 다니던 치과 의사도 지인한테만 유독 특별하다고 한다. 진료가 끝날 때마다 90도 각도로 인사를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환자들한테는 절대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지인이 직접 확인했다고. 단골이라는 이유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뭔가 그 이상의 느낌이 든다. 식당에 나갈 때는 더 눈에 띈다. 직원들의 서비스가 눈에 띄게 다르다. 남자 직원뿐 아니라 여자 직원들도 지인한테 자꾸만 눈길을 준다. 내가 옆에서 보니까 그 차이가 정말 뚜렷하다.

최근에 배운다고 함께 다닌 학원도 있다. 남자 강사가 지인한테 시선을 고정한 것처럼 보였다. "눈이 반짝반짝해"라고 표현하는 게 약할 정도였다. 수업 진행 중에도 자주 지인을 쳐다보고, 지인에게만 자꾸 질문을 던진다. 이걸 내가 지켜보니 의도가 드러난다. 강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그것 이상의 뭔가가 보인다.

가장 황당했던 상황은 접촉사고였다. 지인의 차량이 상대 차와 가볍게 스쳤다. 상대 차에서 나온 남자는 화난 표정이 역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목을 꺾으며 돌아다니는 정도를 넘어, 거의 화낸다고 봐야 할 정도의 태도였다. 지인은 무서워서 차에서 내려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 남자가 지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모든 게 바뀌었다. 갑자기 얼굴 표정이 부드러워졌고, 목소리까지 달라졌다. "혹시 괜찮으세요? 다친 데는 없으세요?"라며 다정한 어조로 다가왔다. 보험처리를 하자며 번호를 남겼는데, 며칠 후 그 남자에게서 또 문자가 왔다. 보험 처리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었다. "한 끼 대접하고 싶습니다"라는 제안까지 들어있었다. 40대 중반인데, 왜 이렇게까지? 지인도 당황해서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옆에서 보니까 패턴이 보인다. 의사, 강사, 사고 상대 남자—모두 다른 사람들이고, 상황도 전혀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이 명확하다. 지인의 얼굴을 본 이후로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는 거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낯선 남성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이나 입장의 범위를 벗어나서 먼저 다가온다. 당사자인 지인은 그 호의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옆에 있는 나는 더 명확하게 본다. 이게 외모 특권이라고 불리는 건가. 나이와 상관없이 작동하는 이 현상이 신기하고, 동시에 약간은 부럽다.


📌 원문 발췌

밝은색 입고 화장 진하게 안하고 빨간 립스틱만 발라도 이뻐요. 아니 아줌마인데 왜 이리 들이대나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