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대학 동기의 결혼식이 서울의 대형 웨딩홀에서 열렸다. ***도에서 대중교통으로 편도 90분을 이동해야 했고, 부부가 함께 참석했으니 왕복 교통비도 만만치 않았다. 축의금은 부부 합산 14만원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식사를 함께한 사람과의 대화 중 불편한 계산이 떠올랐다고 한다.
웨딩홀의 1인당 식대가 8만원 초반이었다는 것. 신랑신부 부부가 16만원의 식사를 한 셈인데, 준비된 축의금은 14만원이었다. 간단한 수치 계산만 해도 축의금이 식대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편도 2시간의 교통시간과 왕복 교통비까지 더하면, 하객 입장에서는 참석 자체로 손해 보는 결혼식이 되어 버린 셈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경험은 어땠을까. 3년 전 ***도의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를 떠올려보자. 그때 낸 축의금도 5만원이었지만, 식대는 3만원대여서 친구가 실제로 이득을 본 금액이 2만원이었다. 나중에 그 친구에게서 "정말 챙겨줘서 고마워"라는 따뜻한 연락이 왔던 이유가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5만원이라는 금액이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무게'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부각되는 것은 축의금 문화의 이중성인 것으로 보인다. 축의금은 본래 친구 간의 관계 깊이를 표현하는 신호이자, 동시에 신랑신부의 식대 비용을 일정 부분 분담하는 현실적 기능을 겸하고 있다. 문제는 이 두 기능이 공존하는 한, 지역별 식대 원가 차이가 벌어질수록 '같은 관계인데 다른 부담'이라는 불편함은 영구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관계만 기준으로 하면 식장의 비용 변수를 무시하게 된다. 반대로 식장 원가만 고려하면 친구 간의 의리를 금전의 다과로 서열화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느 쪽도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딜레마가 된다. 작성자는 이제 청첩장을 받으면 자동으로 "지역이 어디고 홀이 어딘지"부터 먼저 계산하게 된다고 고백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전에는 순수하게 기쁜 소식이던 청첩장이, 이제는 '비용 계산 이벤트'로 변해 버린 것으로 보인다.
신랑신부 입장의 현실도 만만치 않다. 서울의 대형 웨딩홀에서 200명을 초대한다면 1인당 8만원 기준으로 식대 총액만 1천6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 축의금의 현실 평균이 6~7만원이라면, 식대의 절반을 미달로 받게 되는 구조다. 이런 경제적 현실 때문에 요즘 젊은 부부들이 소규모 결혼식이나 스몰웨딩을 택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는 관찰도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모든 불편함이 누군가의 악의에서 비롯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신랑신부도 지역 하객들을 의도적으로 힘들게 하려고 서울의 대형 홀을 선택했다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장소 선택 하나가 하객들에게 배로 된 부담을 안겨주는 구조가 되어 버린 것으로 보인다.
집에 오는 길에 남편과 이 계산을 나눴을 때, 남편은 "그냥 좋은 날이었지 않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도 맞다는 생각이 든다. 축하의 진심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뜻이니까. 그러나 동시에 청첩장에 계산기부터 켜지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어 보인다. 남은 질문은 명확하지 않다. 같은 관계인데도 지역에 따라 부담이 달라도 되는 건가. 그렇다면 서울 결혼식은 추가로 더 얹어서 내는 게 맞는 건가. 아니면 일관되게 관계만 기준으로 어색함을 감수하는 게 맞는 건가.
📌 원문 발췌
그 웨딩홀 식대가 1인당 8만원 초반이라는 거 우리 둘이서 16만원 식사인데 14만원 냈으면 밥값도 못 맞춘 거임. 청첩장 받으면 자동으로 계산기가 켜지는 거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