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AI 행사 이후 던진 두 문장이 반도체 업계에 던지는 파장이 크다.

첫 번째 발언부터 정리해보자. 이제 컴퓨터는 인간의 도구가 아니라, 컴퓨터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더 직설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 10년 사이에 지금의 10배는 커져야 한다는 것.

얼핏 보면 두 발언은 별개로 들리지만, 사실 같은 맥락을 가리킨다. 수요의 주체가 바뀐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PC, 스마트폰, 개인용 기기 등 인간이 직접 사용하는 제품 수요에 묶여 있었다. 당연히 한계가 있었다. 모든 사람이 컴퓨터를 소유하고,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는 없다. 그 결과가 악명 높은 "반도체 사이클"이다—호황, 과잉투자, 공급 과잉, 가격 붕괴, 그리고 침체.

하지만 AI 추론 인프라가 새로운 수요 주체가 되면 달라진다. 컴퓨터가 컴퓨터를 쓴다는 건, 더 이상 인간 사용자의 행동량이 연산 소비의 천장이 아니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모델 규모, 호출 빈도, 병렬 처리 규모가 결정요소가 된다. 스마트폰을 3시간 쓰는 인간과 달리, 서버의 GPU는 24시간 풀로 동작한다. 그 소비량은 과거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왜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는 표현을 썼을까?

여기서 발언의 어감이 중요하다. 이건 "아마도 10배 커질 것 같다"는 미래 예측이 아니다. "반드시 10배는 되어야 한다"는 필요조건 선언에 가깝다는 게 원글 작성자의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반도체 공급 능력으로는 AI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더 만들어야 한다. 더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 이건 시장 변동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예측이 아니라, 물리적·기술적 필요성에 근거한 명령에 가깝다.

흥미로운 건 이런 발언에도 시장이 회의적이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업의 실적은 압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매출도, 이익도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돈다. 그런데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여전히 과거를 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메모리 칩의 극심한 다운턴—그때의 손실이 뇌에 깊은 흉터를 남겨, 매번 호황이 올 때마다 "또 터질 거야"라는 공포감이 되살아난다. 이것이 사이클에 대한 학습 효과다. 수십 년 동안 반복된 패턴—호황 직후 붕괴—이 투자 심리를 지배한다. 어닝이 좋아도 주가는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이 정말 과거와 다를까? 관점이 갈린다.

한쪽은 "이번엔 구조가 다르다"고 본다. 수요 주체가 바뀌었고, 소비가 끝나지 않는다. 따라서 극심한 공급 과잉이 올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쪽은 여전히 사이클을 믿는다. 투자가 계속 들어오면 언젠가는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고, 가격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 지금의 시장 조정 국면은 이 두 관점이 부딪히는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라는 뜻이기도 하다. 기술의 필요성("10배는 돼야 한다")과 역사의 공포(사이클 트라우마)가 맞닥뜨릴 때, 결국 어느 쪽이 이길까. 그 답이 향후 5~10년 반도체 업계의 방향을 결정할 것 같다.


📌 원문 발췌

이제 컴퓨트는 단시 사람이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컴퓨터가 쓰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향후 10년 정도 지금보다 아마 10배는 더 커져야 할 것이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