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사에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운영되던 수업 방식이 있었다. 전후 복구기부터 고도성장 초반까지 교실 부족과 교사 인력 부족 때문에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오전에는 한 반을, 오후에는 다른 반을 가르치는 이른바 2부제 시스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금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제도지만, 그 세대에게는 꽤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한 익명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한 글쓴이가 옆집 어르신과 나눈 대화를 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어르신은 오전반과 오후반이 헷갈려서 혼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교실을 여러 반이 공유하다 보니 시간표나 수업 규칙이 뒤엉키는 일이 잦았던 모양인 것으로 보인다. 어린 학생들 입장에서는 더더욱 혼동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누가 언제 교실에 들어가야 하는지, 누가 언제 나가야 하는지 뒤섞여 버린 경험이 당시 아이들의 일상이었다는 대목인 것으로 보인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당시 현장의 운영 방식이 얼마나 즉흥적이었는가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글에서 어르신은 "그래봤자 그냥 섞어서 대충 가르쳤다"고 했다는 대목을 남겼다. 오전반과 오후반의 교과서를 따로 관리하기보다, 교사도 학생들도 함께 뒤섞여 있다 보니 제도 자체가 체계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정해진 커리큘럼보다는 그날의 상황, 교실의 분위기, 누가 왔고 누가 없는지에 따라 수업이 유동적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은 이러한 경험 세대와 모르는 세대 간의 온도차를 여실히 드러낸다. 댓글에서는 "***에는 19세기 20세기 초반, 20세기 중후반 역사의 산 증인들이 많다"는 코멘트가 나왔다. 반면 글쓴이는 "난 아직 어리고 싱싱해서 옛 일을 잘 모른다"는 자조 섞인 표현을 남겼다. 세대가 다르면 같은 학교 경험도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커뮤니티에서 오랜 세월을 산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꺼내 놓으니, 문헌에는 잘 남지 않는 생활사의 파편들이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는 그 시대의 2부제 수업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 글의 제목처럼 오전반과 오후반을 경험한 분들이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단편적인 커뮤니티 글들과 댓글들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보면, 공식 교육사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그 시대의 교실 현장, 학생들의 혼동, 선생님들의 현실적 고민이 조금씩 보인다. 세대 간의 기억 온도차가 유머가 되고, 그 유머 속에 고도성장기 한국 교육의 현장성이 살아 있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오전반 오후반 헷갈려서 혼난 할배들도 있었다고 하는군요. 물론 그래봤자 그냥 섞어서 대충 가르쳤다고도 하시네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