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오마이뉴스에 실린 한 기사가 최근 익명 게시판에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당시 필자가 특정 정치인을 '이익파(利益派) 철새'로 명명하며 펼친 그 논리가 재조명되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인물 평가를 넘어, 상당히 이례적인 형태의 '활용 지침' 혹은 '관리 매뉴얼'로 포장된 글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의 눈을 모으는 것은 그 수사적 구조가 얼마나 독창적이었는지를 보여 준다.

당시 기사가 규정한 '이익파 철새'는 지역주의나 정치 이념보다는 순전히 개인의 즉각적 이득을 따라 정당을 옮기는 정치인 유형을 지칭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념 있는 전향이 아니라, 손실 회피와 이익 추구라는 순리에만 복종하는 정치인이라는 분류였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보통의 비판 논평이었다면 "그런 부류를 멀리하고 경계하라"는 권고로 끝났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기사는 전혀 다른 발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사가 전개한 첫 번째 특이점은 거부하지 말되, 일정한 조건 하에서 수용하라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무조건 배척하라는 말이 아닙니다"라고 명시한 뒤, "기웃거리거든 주저 말고 받아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역설적으로 덧붙였다. 신뢰할 수 없다고 평가한 인물을 '받아주라'니, 이는 모순처럼 들린다. 하지만 필자는 즉각 그 뒤에 절대적인 제한선을 그었다. "다만 그에게 친위대나 자문역을 맡겨서는 안 되고, 더더욱 의사결정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기사의 논리를 따라가 보면, 필자는 이 정치인을 두 가지 역할로 나누어 본 것으로 보인다. 실무 집행 인력으로서는 긍정적이었다. "수완 좋은 정치인"이며 "일선 행동대원으로 활용하면 아주 그만인 일꾼"이라고까지 평가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조직의 핵심부—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리—에는 절대 배치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언제 배신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결국 "쓸 순 있지만 믿을 수는 없다"는 이중적 판단을 '실무 지침'으로 형식화한 것인데, 이런 표현 방식 자체가 당시로서는 꽤 대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기사의 진짜 압권은 중반을 훨씬 넘어 나타난다. 필자는 만약 해당 정치인이 적대 정당으로의 이동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추천서를 써 주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기서 중책까지 맡도록 도우라는 것이었다. 비판인지 냉소인지 헷갈릴 정도의 표현이었다. 이어서 "그리고는 느긋하게 기다려 보십시오. 제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이익파'의 작품을 또 한 번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맺음말은, 냉소 그 자체였다. 적대 진영에 그런 인물을 심어 주면 결국 내부에서 자멸할 것이라는 무언의 예측을 담은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그 인물의 '자기 이익 추구 본성'이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명확히 드러나 있다.

이 글이 정말 특이한 이유는 인물 비판을 활용 매뉴얼 형식으로 포장했다는 데 있다. 일반적인 평론이라면 대상을 거부하거나 수용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런데 이 기사는 '조건부 활용'이라는 제3의 경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정적 평가를 마치 조직 운영의 실용적 지침처럼 형식화하고, 냉소를 정중한 논조로 포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적대 정당으로의 이적을 '추천하라'고까지 말하는 대목은, 당시 개혁 진영 매체가 펼친 쓰기 방식 중에서도 꽤 대담했던 사례로 읽힌다. 비판자가 대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제안하는 형식 자체가 이례적이었다는 의미다.

이 기사가 왜 지금 다시 소환되는가에 대해서는 각자의 정치적 위치에서 해석할 몫이 있다. 다만 기사 자체의 논리 구조—"절대적 거부 대신 용도를 제한하라"는 발상, 그리고 "그럼에도 본질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이중적 판단—는 현재에도 유효한 정치적 사유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의 신뢰성 문제를 단순한 도덕적 비판이 아닌 '체계적 관리'의 문제로 다룬 필자의 태도는, 얼핏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접근이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기웃거리거든 주저 말고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그에게 친위대나 자문역을 맡겨서는 안됩니다. 혹시 ***씨가 한나라당행을 고려한다면 적극적으로 추천서를 써 주시기 바랍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