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조별 발표 팀을 짤 때였다. 오티에 가지 않아 혼자 앉아 있던 글쓴이를 한 무리의 아이들이 발견하고 "우리랑 같이 하자"며 불렀다고 한다. 그렇게 13년을 함께했다고. 대학 때는 학기마다 만났고, 졸업 후 1년에 한두 번씩 꼬박 정기 모임을 이어왔다. 오티로 만난 셋과, 타의에 의해 포함된 글쓴이. 이 배경이 전부였을 리 없지만, 어딘가 보이지 않는 거리감은 이미 그때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만난다는 것은, 서울의 유명한 핫플레이스에 가는 것을 의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 것도 함께였다. 글쓴이만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셋은 각 모임마다 새로운 이미지를 공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글쓴이는 고등학교 동창들과는 호텔 파티, 워터파크, 액티비티 같은 활동을 중심으로 만났다. 그 모임에선 갈음과 꾸밈이 덜했고, 더 편했다고 느꼈다. 13년 대학 동기 모임은 계속 "기지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도차를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연이 오래되면 관성이 생긴다. 글쓴이는 몇몇 친구들이 자신의 일정을 자꾸 조정해가며 만나자고 했을 때, 거리를 두고 싶어 "이 날은 안 돼", "그 날은 바빠"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럴 때마다 친구들은 "넌 있어야 재미있잖아"며 3개월, 1개월 뒤로 미루고 다시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부하기 어렵다는 표정이 느껴졌다. 그렇게 무마되었다. 온도차를 인식했지만 명시적으로 끊을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혼을 앞둔 글쓴이는 그 친구들에게 결혼 준비를 말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인도, 남편도 허례허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작은 규모로 결혼식을 치르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는 와중 웨딩 스튜디오가 웨딩사진을 SNS에 업로드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가 먼저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구 중 한 명이 글쓴이의 사진을 보고 단톡방에 알렸다. 그 순간 분위기가 달라졌다. "왜 말 안 해줬냐", "서운하다"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글쓴이는 나중에 알리려 했다고 설명했고, 몇몇 친구들은 그 말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표면 아래 뭔가 깨진 것 같았다.
친구들이 제안한 결혼 전 청첩모임 일정을 맞추는 일도 삐그덕거렸다. 한 친구는 그 주말이 딱 안 된다 했고, 다른 친구는 그 다음주가 일정이 겹친다 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 명이 모두 만날 수 있는 날을 찾는 것이 점점 복잡해졌다. 결국 그 모임은 흐지부지되었다.
결혼 한 달을 앞뒀을 때였다. 글쓴이가 단톡에 보냈다. "결혼 준비하면서 시간이 안 나니까, 이 정도면 최선인 것 같아. 이 두 날 중 하나 되면 좋겠어"라고. 친구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한 친구는 "너는 우리를 진짜 친구라고 생각하냐고"며 서운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친구는 웨딩사진 사건을 다시 꺼냈다. "웨촬도 몰라주고, 스튜디오 인스타에서 본 것부터가 상처였어"라고. 세 번째 친구는 "넌 대학 시절부터 자꾸 우리를 피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과거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치 13년 동안 쌓아둔 불만이 한꺼번에 터진 것처럼 보였다.
글쓴이는 한순간 흔들렸다. "서운함도 애정이라는데, 그래도 나를 친구로 생각해주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곧이어 "이 인연을 끊자"는 마음도 일었다. "청모도 안 할 테니 우리 이건 여기까지 하자. 1인당 5만 원씩 보낼게, 그동안 너희 결혼식 때 축의금 준 거랑 밥값 정산 하는 거다"라는 메시지까지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너무 감정적인 반응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후회할까 싶었다.
현재 글쓴이는 손절과 유지 사이를 오가고 있다. 특히 한 친구는 22살부터 함께 교회에 다니고 있어서, 매주 얼굴을 마주치는 사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실적 조건 속에서 완전히 끊기도, 예전처럼 진심 어린 관계를 유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결혼을 앞둔 스트레스 위에 13년간 관성으로만 지탱해온 우정의 마무리 방법이 글쓴이의 현재 고민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나는 이 친구들이 내 결혼식 안 와도 상관없고, 그냥 결이 안 맞는 애들이랑 억지로 인연을 이어가는 느낌이 컸음. ... 만나서 사진만 찍고 갬성 플레이스 가서 SNS에 올릴 사진만 찍는 이 인연.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