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팬덤의 일상은 누가 봐도 꽤 구체적인 것으로 보인다. 티켓팅 시즌 손가락의 떨림. 좋아하는 그룹 굿즈 택배가 도착했을 때의 설렘. 콘서트장에서의 목 터져라 응원. 이런 것들이 모두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통과하는 의례처럼 느껴진다.
어떤 예능이 정확히 이 순간들을 게임 미션으로 만들었다. 팬덤별 4명씩, 총 10개 팬덤에서 모인 40명이 대결하는 구성인 것으로 보인다.
미션 구성이 흥미롭다. 팬덤 생활의 압축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사진 촬영. 콘서트장이나 팬미팅 현장에서 팬들이 실제로 하는 포즈, 앵글, 감정 표현을 얼마나 잘 담아낼 수 있느냐가 평가 대상이 된다.
두 번째 미션은 티켓팅인 것으로 보인다. 선예매 오픈 순간의 그 긴박함, 손가락이 번개처럼 움직이는 현실을 게임으로 재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험자라면 이 미션의 떨리는 감각을 금방 인식할 것 같다.
택배 뜯기 미션은 더 의미심장하다. 팬덤 문화에서 '언박싱'은 단순한 구매 행위를 넘는다. 새 앨범이 집 앞에 도착하는 순간, 그것을 꺼내고 개봉하고 앨범 구성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전체 과정이 작은 축제며 의식인 것으로 보인다. 예능이 이 시간을 게임화한 건 흥미로운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런닝머신에 탄 채로 응원 동작을 따라 하는 미션도 있다. 트레드밀이 움직이는 와중에 정해진 응원법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것은 콘서트장에서의 신체적 소진과 정신적 고양이 동시에 일어나는 그 경험을 가장 직설적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섯 번째 미션은 아직 정체가 공개되지 않았다. 추측으로는 팬덤명을 뒤집거나 변형하는 방식의 미션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구체 내용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참여 팬덤 구성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10개 팬덤이 참여했는데, 세대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고 할 수 있다. 초대형 레거시 팬덤부터 비교적 최근 인기를 얻은 팬덤까지, 한국 K-pop 생태계의 시간대별 단면이 전부 담긴 셈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각 팬덤이 보유한 특유의 응원 문화와 방식의 차이가 게임 속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예능과의 차별성이 여기서 드러난다. 단순히 게임에서 누가 이기는가를 보는 것을 넘어, 팬덤 문화의 다양성을 한 무대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팬덤의 언어와 일상을 게임의 규칙으로 번역해 놓은 것처럼, 입덕 초기부터 경험하는 관례들이 모두 미션으로 압축되었다. 때문에 팬들에겐 새로운 재미로 다가올 수도 있고, 자신의 팬덤 경험을 게임 속에서 비추는 거울처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이 예능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지점에 있을 것 같다.
📌 원문 발췌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