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7월 통보한 항공사 통합 후 마일리지 이행점검 기준에 따르면, 통합 항공사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서 2019년 기준 두 항공사의 조건 중 소비자에게 유리한 쪽을 따르도록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특정 서비스에서 한 항공사의 기준이 더 좋았다면 통합 후 그 기준을 쓰고, 다른 항목에서 다른 항공사의 기준이 더 유리했다면 그쪽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론상 합리적이고 공정해 보이지만, 현실은 다를 수 있다. 한 소비자가 직접 항공사에 문의한 결과가 그런 우려를 현실로 만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 항공의 다이아몬드 플러스 평생 회원 자격을 두고 벌어진 일이다. 499회 탑승한 소비자가 통합 후 이 최상위 티어에 도달할 수 있는지 항공사에 직접 물었다고 한다. 통합 후 조건이 어떻게 변했을 것인지 궁금했던 것 같다.

돌아온 답변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2026년 12월 16일까지 500회 탑승을 완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기한을 놓치면 탑승 횟수로는 더 이상 이 티어로 올라갈 길이 없어진다는 조건까지 덧붙어 있었다. 평생 회원 자격이라고 하지만, 탑승 횟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영구적으로 기회를 잃는다는 의미인 셈이다.

공정위 기준이 정말 이 데드라인까지 포함하는지는 불분명하다. 2019년 기준에서 아시아나 다이아몬드 플러스의 탑승 횟수 요건이 구체적으로 얼마였고, 당시 대한항공의 해당 티어(또는 유사한 최상위 티어) 조건은 뭐였는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칙상 둘 중 소비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적용해야 하는데, 이 구체적인 영역에서는 어느 것이 실제로 유리한지 판단할 근거 자체가 소비자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아시아나의 조건을 따를 건지, 대한항공의 조건을 따를 건지, 아니면 새로운 통합 조건을 만들 건지 알 수 없다는 상황이다. 그래서 소비자는 결국 직접 항공사에 문의해서 확인해야 한다.

이 소비자는 단순히 자신의 상황만 파악한 게 아니었다. 대한항공에 탑승 횟수 조건을 추가할 것을 직접 제안했다고 한다. 제도 설계와 실제 적용 간의 간극이 명확하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가 항공사에 정책 개선을 직접 촉구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공정위의 이행점검 기준이 세부 항목까지 명확하게 공시되지 않는 한, 이런 식으로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확인하고 제안하고 대응하는 일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마일리지 티어 조건만 해도 기존 회원들의 기득권과 새로운 통합 기준이 충돌하는 영역이 여럿 있다. 마일리지 유효 기간, 환전 기준, 라운지 이용 조건, 좌석 업그레이드 우선순위 등 더 깊숙한 세부 항목에서도 같은 식의 괴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상당하다.

소비자들은 항공사에 문의해서 하나하나 확인하고, 불합리한 부분을 발견하면 직접 개선을 제안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제도 설계의 투명성 부족이 개별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구조인 셈이다. 결국 공정위의 통합 감시 기준이 제시되었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스스로 확인하고 보완해야 하는 간격이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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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