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포차에서의 첫 만남은 대개 운과 우연의 산물인 것으로 보인다. 한 남자가 22살의 글쓴이와 만난 것도 그런 자리였다. 합석했던 첫 시간, 귓속말 게임이라는 장치가 개입하면서 상황이 뒤틀렸다. "여기서 나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질문에 그 남자가 글쓴이의 친구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 순간의 충격과 당황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첫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이, 자신보다 옆 사람을 선택받은 기분이 들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후의 전개는 예상과 달랐다.

상대 남자는 나중에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질문을 잘못 이해했다는 것. 실제로는 "여기서 그냥 내보내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그리고 덧붙였다. 첫 눈에 그것은 친구였지만, 자신은 처음부터 글쓴이를 더 관심 있게 봤다고. 핑계로 들릴 법도 한 이 설명이, 이후의 행동으로 조금씩 설득력을 얻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반부터 헤어질 때까지 그 남자의 태도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글쓴이와만 인스타그램을 주고받고, 에프터를 잡고, 메시지에 즉각 답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만남의 약속을 잡을 때면 자신의 스케줄을 글쓴이에게 맞추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헌팅포차라는 배경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반응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자리에서의 만남은 그 자리로 끝나거나, 스쳐 지나가는 수준의 인연이 되기 마련인 것으로 보인다.

가벼운 스킨십을 바라지 않는 태도도 흥미로웠다. 그는 전화로 몇 시간씩 대화를 나눴다. 내용은 건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정한 관심을 두고 누군가와 대화 나누는 방식이었다. 자신은 헌팅도 처음이고, 다른 사람과 이렇게 진지하게 연락하는 것도 글쓴이가 처음이라는 식으로 숨기는 것 없이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군인이라는 신분과 그의 상황도 고려 대상이었다. 전역이 한두 달 남은 상황에서도 남은 휴가를 모두 글쓴이에게 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스케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천천히 함께 발전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한 만남을 넘어선, 다른 무언가를 바라는 태도였다.

글쓴이의 의문은 타당해 보인다. 처음 선택이 정말 실수였을까? 아니면 상대가 처음엔 친구에게 관심을 보였다가, 대화하면서 마음이 바뀐 걸까? 헌팅포차라는 장소는 흔히 '가볍다'는 편견과 함께 기억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시작된 만남이 반드시 가벼운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있다.

처음의 선택과 이후의 태도 중, 어느 쪽이 진실일까? 만남 이후의 일관된 행동, 스케줄 조정, 진지한 대화, 그리고 시간을 투자하는 방식.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하면,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그 남자가 글쓴이에게 진지한 마음을 두고 있다는 추정이 합리적으로 들린다. 첫 순간의 오해나 선택이 어떤 의도였든, 그 이후의 태도는 거짓을 담기 어려워 보인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관심 두지 않는다면, 휴가를 포기하고 스케줄을 맞추고 몇 시간씩 전화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나중에 물어보니까 질문을 잘못 이해했다, 자기는 첨 봤을때부터 내가 맘에 들었다면서 그러는거야. 헌포에서 만났지만 가볍지않게 진지하게 나랑 연락하고 나한테 다 맞춰준다.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