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잘 안 되어 집에 머물고 있던 시점, 중고등학교 시절 동창 중 한 명으로부터 예상 밖의 제안을 받았다. 그 친구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업무는 간단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커피를 내려주고 엑셀 작업을 하는 정도면 된다는 설명이었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그 친구의 어머니도 일을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는 점이었다. 사실 자주 보지는 않은 사이였지만, 중학 시절 한두 번 그 친구 집에 놀러 간 경험이 있어서 어머니가 글쓴이를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표면상으로는 좋은 기회처럼 보였다. 필요한 시점에 일자리가 생겼고, 별도의 입사 과정이나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같은 친구의 다른 행동들을 되짚어보니 뭔가 맞지 않는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이 친구의 일관되지 않은 태도가 떠올랐던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과거 외국인 친구를 소개받을 때의 일화였다. 그 외국인이 글쓴이에게 이 친구와 친한지 묻자, 글쓴이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얼버무렸다. 그 순간 이 친구가 직접 나서서 '말을 똑바로 해야지, 너랑 나랑 안 친하잖아'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을 긋는 것처럼 들렸다. 마치 '우리는 그 정도 친하지 않으니까 어설픈 대답을 하지 말라'는 의도로 읽혔다.
그런데 그 이후 일들을 보면 온도가 전혀 달랐다. 글쓴이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음식점에 공장 음식 배달을 요청했는데, 거리가 멀다며 거절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나중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배달을 다시 청했고, 결국 배달이 이루어졌다는 것으로 보인다. 필요한 것이 생기자 기꺼이 움직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친구인데 처음에는 '우린 안 친하잖아'라며 거리를 두었으면서, 일이 필요하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더 흥미로운 부분이 남아 있었다. 한 동창의 결혼식에 참석해야 할 때의 일이었다. 글쓴이와 다른 친구가 차량이 없자, 제3의 동창이 이 친구에게 물었다고 한다. 함께 태워줄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애초에 이 친구는 다른 동창 2명과 함께 가기로 되어 있었고, 함께 가기로 한 사람 중 한 명은 글쓴이와 친한 친구였다. 그러니 같이 태워주는 것이 특별히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친구가 글쓴이에게 카톡을 보냈다. 어머니가 어딘가 가야 한다고 해서 태워주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는 메시지로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이 직접 나서서 설명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패턴을 정리해보면 무언가 일관되지 않은 관계 처리 방식이 보인다. 필요 없을 때는 '우린 친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필요가 생기면 직접 움직였다. 자신에게 불편할 때는 메시지로 일방적으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식으로 상황에 따라 관계의 거리를 조절하는 태도가 드러나 보였다.
그렇다면 공장의 일자리 제안은 무엇일까. 호의로 해석할 여지도 충분하다. 어머니까지 언급하며 신뢰감을 높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직전에 카풀을 거절한 방식과 온도 차이가 크다는 점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대체 어떤 의도로 제안을 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사실 이 질문의 답은 제안이 진짜 호의인지 떠보기인지에만 달려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글쓴이 자신이 이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고 싶은지,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그 이후가 어떻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면, 일자리를 얻은 이후에도 비슷한 온도 차와 불편함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미리 자신의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낮게 설정하거나, 명확한 선을 그으면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고 본다.
📌 원문 발췌
이 친구가 저에게 야 말은 똑바로 해야지 너랑 나랑 안 친하잖아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저희 가게에 전화가 와서 배달해달라고 했는데 아빠가 거리가 멀어 안 된다고 하니 배달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