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간장게장을 만들어주겠다고 나섰다. 아내가 "간장게장을 먹고 싶다"고 말했을 때, 남편은 자신이 직접 해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이 예상과 달랐다.
남편은 집에서 간장을 끓이다가 나갈 일이 생겼다. 간장을 빨리 식혀야 했으므로 선풍기를 틀어 바람을 직접 쐬었다. 택배로 받은 꽃게는 아이스박스 그대로 실온에 두었다. 혹시 상할까 봐 에어컨까지 켜놓은 채 집을 나갔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몇 시간 뒤 함께 돌아간 집. 간장 냄새가 집안에 가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어컨은 거실에서 복도까지 세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내는 요즘 날씨가 선선해서 에어컨을 끄고 선풍기만 써왔다. 사람은 선풍기로 지내는데 게가 에어컨을 켜고 있다는 상황이 아이러니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방은 완전히 난장판이었다. 요리를 정말 잘 해주는 남편이지만, 매번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남편 자신도 "나는 원래 요리할 때 이렇게밖에 못한다"고 말하곤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뒷정리였다. 요리 후 남겨지는 주방의 상태를 정리하는 것까지는 남편에게서 연결되지 않았다.
순간의 답답함이 말이 되어 나왔다. "냉장고에 공간도 있었는데 게를 아이스박스에서 꺼내 냉장고에 넣고, 창문만 열어두고 나가면 되지 않았을까? 왜 간장 냄새도 꽉 차게 에어컨을 틀었어?"
남편은 울먹였다. "아이스팩이 들어 있는 아이스박스 안이 가장 신선할 것 같아서 그대로 둔 거고, 나는 여보 먹이려고 열심히 만든 건데 그것도 생각을 안 해주냐"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내도 남편의 정성이 진심임을 안다. 그런데 여기가 맞닿는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 요리를 잘 해주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입 밖에 내기는 어렵다.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까봐.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참는다. 배우자의 정성에 지적하면 배은망덕하다고 보일까봐.
그런데 정성과 뒷정리는 별개다. 요리를 해주는 정성 자체는 고마운 것이 맞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해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한쪽이 계속 남겨진 것들을 감당하는 구조가 되면 어떻게 될까. 처음엔 고마움으로 견디지만, 계속되다 보면 피로가 쌓인다. 감사도 점차 소진된다. 정성에 대한 불만을 말하지 말라는 암묵적 압박이 계속되면, 고마움 자체가 부담이 되는 순간이 온다.
아내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남편의 정성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싶다. 하지만 동시에 그 정성 뒤에 남겨진 것들을 말하는 것이 배은망덕한 건 아닐까. 불편함을 입 밖에 내는 것이 너무한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남는다.
📌 원문 발췌
저는 요즘 날씨가 선선해서 에어컨도 안 틀고 선풍기로만 지내고 있었거든요... 사람은 선풍기로 지내는데 꽃게가 에어컨을...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