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교 야구 경기에서 벌어진 응원 구호 논란. 학생들이 제출한 경위서가 공개되면서 새로운 질문이 생겨났다.
대다수 학생들은 "역사적 맥락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등학교 야구부 선수 36명이 제출한 경위서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응원 발언이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기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위서를 통해 "깊이 반성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선창자로 지목된 A군은 "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위서에서 "오직 팀 분위기만을 생각했고, 상대 지역을 비하하고자 하는 마음은 절대로 없었다"고 적었다는 보도다. B군도 특정 구호가 5·18과 관련 있는지 몰랐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페 이벤트에서 나온 표현일 줄 알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포함됐다.
그런데 같은 경위서 묶음 안에는 다른 내용도 있다.
일부 학생들은 경위서에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학생은 "경기 중반에 그 구호를 들었을 때 '왜 이게 나오지?'라고 생각했고, 나중에 선창자에게 '야, 이건 아니지. 하지 마'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내용을 썼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른 학생도 "역사적 맥락을 알고 있어서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갈등이 실제로 어떻게 촉발됐는가다.
경위서에 따르면, 상대팀 투수가 넘어졌을 때 ***고등학교 선수들의 조롱성 발언이 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왜 그랬어" "어젯밤에 뭐했어" 같은 말들이 계속 나왔다는 진술들인 것으로 보인다. ***일고 코치가 벤치에서 나와 "많이 참았다. 적당히 하라"고 지적한 것도 이 시점이었다는 보도다. 심판도 경고를 했다는 증언도 있다.
조롱성 응원은 경기 초반부터 지속된 것 같다. 한 학생은 "경기 시작 초반부터 상대를 조롱하는 구호가 여러 번 나왔다"고 했고, 심판이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기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학생은 "2회나 3회쯤에 문제의 구호가 나왔다"고 진술했다는 보도도 있다.
결과적으로 학교 측은 선창자 A·B군을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등학교 측은 지난 6일 ***일고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고, 상대팀은 처분을 낮춰줄 것을 호소했다고 한다. 한편 스포츠 협회는 6개월 전국대회 출전정지를 결정했고, 학교는 이에 대해 재심을 신청했다는 후속 보도가 나왔다.
사건의 핵심에는 묘한 질문이 남는다. 충동과 무지, 그리고 인지 사이의 경계가 정확히 어디인가 하는 문제다. 경위서 한 묶음 안에서 "몰랐다"와 "알고 있었다"는 진술이 공존한다는 사실 자체가, 집단 행동에서 개인의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