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혼도 완벽한 이해로 시작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혼인 전에 "이것만큼은 중요하니까 솔직하게 얘기하자"고 미리 말하는 사람도, 그에 응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 글쓴이는 다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을 앞두고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에 대해 반복적으로 말했고, 더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심을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때의 대답은 무엇이었나. "나는 너를 이미 충분히 안다. 확신한다"는 것이었다. 설득의 방향을 눈여겨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드러난다. 글쓴이는 신중함을 택했고, 아내는 확신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아내가 글쓴이를 설득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아내의 확신이 글쓴이의 신중함을 이겼다. 그렇게 혼인신고를 올렸다.
결혼 후 몇 년이 흘렀다. 글쓴이는 2년이 넘도록 마음속에 담아뒀던 말을 드디어 꺼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부부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신의 지론을 펼쳤고, 이 문제가 둘 중 한 명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는 "지혜롭게 풀고 싶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관계를 다시 맞춰보자는 신호였다.
아내는 가끔씩 응해주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뭔가 변했다는 신호를 보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남겨진 말들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해준다"는 표현이 먼저였고, 그보다 더 상처 깊은 표현은 "서비스 끝났다"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그 순간을 명확하게 기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치 업소에 방문한 손님이 된 것 같다"고. 거래 관계가 되어버린 느낌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로 글쓴이는 더 이상 무언가를 요구할 수 없게 됐다. 상처가 만든 침묵이었다.
여기서 역설적인 순간이 찾아온다. 아내의 다음 말이었다. "본인 성향을 알고도 결혼한 거 아니냐"는 것으로 보인다. 정말 그럴까.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짚어보자. 결혼 전, 글쓴이는 "더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설득한 쪽은 아내였다. 그렇다면 지금 와서 "성향을 알고 결혼했으니 받아들여야 한다"는 책임 귀속은 누구의 몫일까. 기억이 뒤바뀌었다. 책임도 역으로 돌려졌다.
글쓴이는 이를 예리하게 지적한다. "조짐이라도 보였다면 결혼은 안 했을 것"이라고. 그렇다면 콩깍지가 벗겨진 주체는 누구일까. 기대치가 변한 사람은 누구일까. 일관성 있게 따라가면, 둘 다 아내 쪽이었다. 결혼 전에는 아내가 확신했고, 결혼 후에는 아내가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제 그 변화의 책임이 글쓴이 쪽으로 넘겨졌다.
이 상황에서 이혼을 고려했을까. 글쓴이의 표현이 중요하다. "가족이 둘뿐이라면 아마 이혼하자고 했을 것 같다"고. 이 문장 속에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아이들이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선택지는 사라진다.
결혼 전에 한 솔직한 합의도, 결혼 후에는 언제든 무효화될 수 있다는 이 현실. 한쪽이 기억을 변경하거나 책임을 역으로 돌리면, 다른 한쪽은 어떻게 될까. 계속 "참는 쪽"으로 남겨지는 것 아닐까. 이 글은 그렇게 말 못 할 고민이 생겨나는 구조를 보여준다.
📌 원문 발췌
이제와서 아내가 말하길 본인 성향 알고도 결혼한거 아니냐고 해 / 나는 몰랐어 / 조짐이라도 보였다면 결혼은 안 했겠지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