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선호투표제 도입이 확정되었다. 정치권은 새로운 투표 방식의 도입을 결정했고, 시민사회는 찬반으로 나뉘어 의견을 쏟아냈다. 불만이 많았다. 기존 투표 방식에 익숙한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도 복잡해 보였고, 자신의 이익에 맞는지도 불확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시선을 끌었다. 글쓴이는 "좋든 싫든 욕하고 화만 낼 것이 아니라"고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도는 이미 결정됐으니, 이제 필요한 것은 계속된 항의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대신 "우리가 어떤 수를 내야 할지"를 집단의 머리를 모아 찾아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제안 속에는 흥미로운 태도의 전환이 숨어 있다. 분노와 좌절에서 출발하되, 거기서 머물지 말고 전략적 사고로 넘어가자는 것으로 보인다. 제도 자체를 바꿀 수 없다면, 그 제도 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겠냐는 물음이었다.

선호투표제가 기존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는 표의 흐름에 있다. 단순다수제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후보가 당선된다. 하지만 선호투표제는 다르다. 유권자 각각이 후보자들에게 순위를 매긴다. 1순위, 2순위, 3순위를 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표 과정에서 1순위 표를 먼저 세고, 만약 어느 후보가 당선 기준에 미달하면 1순위에서 최하위를 받은 후보를 제외한 뒤, 그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의 2순위 표를 다시 배분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최종 당선자가 결정된다.

이렇게 되면 전혀 새로운 경우의 수가 펼쳐진다. 내가 가장 지지하는 후보가 1순위라면, 그 후보가 탈락했을 때 2순위가 누구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또 내가 당선 가능성 낮은 후보를 1순위로 표했다면, 그 이후의 배분이 내 이익에 얼마나 부합하는지가 중요해진다. 각자의 가치관, 지역, 정치 성향에 따라 최적의 투표 조합이 달라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가 "능력자 분들"에게 부탁한 것은 이 경우의 수를 함께 풀어보는 일이었다. 개인이 혼자 계산하기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인 여러 사람이 각자의 상황과 우선순위를 이야기하고, 함께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면 어떨까. 분석력 있는 사람들이 각 시나리오를 정리해주고, 대다수 유권자들이 어느 전략이 현실적인지 의견을 나눈다면, 훨씬 정교한 투표 전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판단이 그 배경에 있었다.

이러한 접근이 제시하는 것은 현실적인 선택의 길로 보인다. 제도가 이미 정해졌을 때 그 틀 안에서 최선을 찾는다는 것이 더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불리해 보이는 상황일수록 더욱 그렇다. 정교한 전략,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발한 논의와 정보 공유는 개인의 투표 선택을 더 현명하게 만들 수 있는 자산이 된다.


📌 원문 발췌

좋든 싫든 욕하고 화만 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수를 내야 할 지가 궁금합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