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이 원자력보다 싸다', '풍력 발전 비용이 가장 낮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나오는 지표가 LCOE(균등화 발전비용)다. 국제에너지기구(IEA)나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같은 국제 기구들도 공식 비교 지표로 쓰는 만큼, 대중은 이를 객관적 수치처럼 받아들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에너지 분야 전공자들은 이 수식 자체에 구조적 편향이 있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지적해 왔다.
LCOE는 발전소를 한 번 짓고 수명 동안 운영하는 데 드는 총비용을 그 기간에 생산한 전력량으로 나눈 값이다. 단순 계산처럼 들리지만, 이 수식에는 할인율이라는 금융 개념이 숨어 있다. 미래의 비용과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값이 지수함수 방식으로 감소한다는 원리다.
원자력 발전소는 보통 60년 이상 운영된다. 그런데 LCOE 계산에서는 3040년 뒤에 생산되는 전력이 할인율에 의해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거의 0에 가까워진다. 길게 운영해서 얻는 장기 이득이 수식 안에서 사라진다. 반면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수명이 2030년인 발전원은 이런 할인율 페널티가 상대적으로 작다. 같은 기간 비교할 때도 초기 투자가 적으면 수식에서 유리하게 계산되는 셈이다.
태양광(20년 수명)과 원자력(60년 수명)을 공평하게 비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학적으로는 60년을 기준으로 맞춰야 한다. 태양광은 20년마다 세 번 새로 지으면 60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LCOE는 각각의 수명 기간만 따로 계산해 닫아버린다. 이 과정에서 단수명 발전원의 재건설 비용과 미래 인플레이션에 따른 추가 비용이 통째로 빠진다. 계산 대상이 불일치하니 비교 자체가 부정확해진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한다. 이 불안정을 보완하려면 대규모 배터리(ESS)나 백업 가스 발전소가 필수다. 그런데 이런 백업 인프라 비용은 개별 발전소의 LCOE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에너지 저장이나 예비 전력 확보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빠진 채로, 재생에너지만 수학적으로 저렴해 보인다. 간헐성 전원이 늘어날수록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데 드는 비용은 커지는데, 결국 누가 부담하는가? 전체 사회다.
LCOE는 틀린 지표가 아니다. 편리한 도구일 수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를 보완하는 다른 지표(VALCOE, SLCOE 등)의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이야기해 왔다. LCOE는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수명이 짧은 발전 방식이 수학적으로 항상 유리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에서 수치를 접할 때는 그 수식 안에 어떤 가정과 한계가 있는지,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원문 발췌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수명이 짧은 쪽이 무조건 수학적으로 유리하게 도출되도록 설계된 편향된 모델인걸 알아야 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