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펼쳐지는 정치 논쟁의 구조를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비대칭이 반복된다. 특정 역사적 사건이나 정치인을 둘러싼 밈과 조롱이 소비되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진영만 유독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상처받는 경험을 하는 현상이 그것으로 보인다.
***이나 5.18 같은 민감한 소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할 때를 생각해 보자. 이들 주제는 단순한 정치 논쟁을 넘어 역사적 한(恨)과 깊은 감정이 얽혀 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표현이 눈에 띄면 자신도 모르게 확증편향에 빠지기 쉽다는 분석이 있다. 피해 의식이 강해질수록 상대 표현의 의도를 더 악하게 해석하려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롱하는 쪽은 정반대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경우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그냥 재미로, 또는 다들 하니까 참여하는 식이라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느낄 이유를 애초에 찾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비대칭 구조가 만들어내는 결과는, 상처받는 쪽만 점점 극대화된 반응을 보이게 되는 형국으로 나타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더 복잡한 건 이 과정에서 진보 진영 전체가 특정 이미지로 소비되는 경향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지적하면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위험이 있고, 꼰대처럼 평가받기 쉽다. 피곤한 캐릭터로 프레이밍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노리고 특정 집단에서 진보인 척하며 혐오를 뒤집어씌우는 식의 연극까지 벌어진다. 문제를 지적하려 해도 팩트로 대응해도 여전히 손상이 없다고 본다는 태도로 일관된다는 관찰인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나 논리보다 감정과 분위기가 우선하는 환경에서는 논증 자체가 무기가 되기 어려울 수 있다.
온라인 밈 문화에서 주로 지적되는 문제는 원래의 역사적 맥락이 사라지고 순수한 조롱 정서만 남는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개별 사건이 가진 무게감과 학습할 교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저 웃고 넘어가는 소재로 재생산되는 형태가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쪽은 역설적으로 '과거에 매달리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경향이 생긴다.
흥미롭게도 오프라인에서는 상황이 꽤 다르다는 관찰이 나온다.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어느 정도 눈치를 본다. 놀림이 있긴 하지만 고인을 대놓고 조롱하는 방식의 말은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치색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일종의 기본적인 자기검열로 볼 수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 억제 메커니즘이 거의 사라진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즉각적인 집단 심리가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도덕적 판단과 책임감이 매우 빠르게 무화된다는 점이 핵심으로 지적된다.
이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방어와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논리적 대응이나 감정적 호소가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진보 진영이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을 필요로 한다는 인식이 나타난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것이 무엇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한 답이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가장 큰 문제는 가해자 - 상대방은 별 문제의식도 없이 죄책감이 거론 될 이유 조차 못느끼는 '그냥' '재밌어서' '다들 하니까' 이런 식이란 겁니다. 그러니 상처 받는 쪽만 미치는거죠.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