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교 야구부의 응원 구호가 만든 파장이 청와대까지 미쳤다. 지난 2일 정부 고위직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불을 붙였는데, 표면적으로는 학교 처벌에 대한 문제 제기였지만, 그 배경에 깔린 논리가 뜨거운 사회적 갈등을 건드렸다.
야구부 선수들의 응원 구호가 상대 팀을 놀린 것이라는 이유로 6개월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사건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직은 학생들의 사소한 일탈까지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 풍토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과정에서 '5·18의 성역화'를 지목했는데, 북한 주민이 김일성 사진이 담긴 신문이 비에 젖자 통곡하는 모습에 빗대며 논거를 펼쳤다. 어느 대상이든 비판과 조롱이 허용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다만 5·18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글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신뢰한다고 명시했고, 문제는 학생 응원 구호가 아니라 과도한 처벌이 역사적 사건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청와대는 2일 뒤 공식 입장을 냈다. 수석대변인이 나서 "혐오와 조롱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 정부의 기조"라며, 정부 산하 기관 책임자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엄중 경고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명권자가 공개 경고를 내린 것 자체가 이례적 수위였다.
여당 의원들도 비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청와대 경고 이후에도 입장을 바꾸지 않는 그를 보며, 현 정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취지로 사퇴 요구를 내놓았다. 한 의원은 5·18이 민주주의의 성역이라고 정면 반박했고, 다른 의원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자신의 발언이 비판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처벌'에 이르는 것은 기본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행위조차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근본 질문을 던진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 고위직의 배경을 보면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정부 산하 기관 책임자이면서도 이전부터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이라는 평가다. 올해 초 정부 규제 관련 위원회 민간 부위원장(부총리급)으로 임명되기 전, 보수 진영의 한 대선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 최측근을 맡았던 경력이 있다. 현 정부로의 영입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과거 발언들이 논란이 되며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 당시 이전 발언들이 다시 불거졌다. "친일은 정상이고 반일이 비정상"이라는 2019년 발언과 "특정 사건 추모는 사회 천박함의 상징"이라는 취지의 과거 발언이 도마에 올랐고, 여권 내부에서도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그는 "낮은 자세로 헌신하겠다"며 사과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공직자의 SNS 발언이 언제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경계 문제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표현의 자유와 직무 책임 사이의 긴장 관계가 이 글 논란으로 인해 표면 위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원문 발췌
자신은 광주 민주화운동 참여자와 희생자들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고 지금도 굳게 믿는다면서도, 정작 문제 삼아야 할 것은 학생들의 응원 구호가 아니라 그에 대한 처벌이 5·18을 조롱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