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극단에서는 서두르고, 다른 극단에서는 포기하기 쉬운 것이 인간의 성향인 것으로 보인다. 내려갈 때는 성급하고 올라갈 때는 지쳐 주저앉는다. 이런 양극단의 반응을 모두 벗어나 '한결같음'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누구나 깨닫게 된다.
최근 한 책 기반 방송에서 이 개념을 정교한 대구 표현으로 포착한 문장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비탈길에서도 서두르지 않으시고, 오르막길에서도 주저앉지 않으시고 한결같으세요."라는 한 줄인 것으로 보인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문장 속에는 언어의 미세한 작동 방식이 숨어 있다.
표현의 수사적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것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하강과 상승이라는 두 극단적 상황을 정확히 대비시킨 것임을 알 수 있다. 비탈길에서 성급해지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포기하지 않는다는 두 개의 부정이 겹쳐지면서 비로소 '한결같음'이라는 긍정의 의미가 탄생한다. 이런 표현 기법은 직접 칭찬하는 것보다 훨씬 강렬하고 정밀하다. 작가가 ***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이런 표현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고 하는데, 그 자체로 문학적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표현이 나온 자리인 ***책방은 책을 매개로 하는 방송인 것으로 보인다. 독자와 작가, 진행자가 책에 대해 나누는 대화 속에서는 일상의 잡담과 달리 언어 자체가 갖는 무게감이 다르다. 책이라는 텍스트를 두고 벌어지는 대화에서는 한 단어 한 단어가 정확하게 선택되고, 그 결과 순간순간 문학적 표현이 자연스럽게 태어난다. 이 방송의 특성상 문학적 언어가 오갈 여지가 있었고, 시청자들도 그런 자리에서 나오는 표현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커뮤니티에서 이 문장이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청자가 이 표현을 따로 캡처하고 공유하는 행위 자체가 실마리를 준다. 우리는 보통 특정 정보나 흥미로운 장면을 공유하지만, 순수한 표현의 아름다움만을 위해 문장을 오려내는 일은 드물다. 그것이 일어났다는 것은 이 한 줄이 평범한 방송 속 대사의 층위를 벗어나 독립적인 문학으로 기능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표현이 갖는 정밀함과 아름다움이 방송이라는 원래 맥락을 뛰어넘어 순수하게 인정받은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란 언제나 하나의 맥락에만 갇혀 있지 않다. 특정한 자리에서 특정한 말씀 속에서 탄생한 표현이, 그 자리를 떠나서도 독립적으로 빛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문학이 하는 일이고, 방송에서 커뮤니티로 전해지며 그 표현의 가치가 다시 한 번 확인되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한 문장이 연속되는 플랫폼을 옮겨 다니면서도 그 의미를 잃지 않는다면, 그것이 문학적 표현이 갖는 보편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원문 발췌
비탈길에서도 서두르지 않으시고, 오르막길에서도 주저앉지 않으시고 한결같으세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