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생일이 다가오던 어느 날, 직장에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회사 여직원이 남편 생일 선물로 티셔츠를 건네겠다고 한 것이었다. 처음엔 직장 동료의 기본적인 배려로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선물이 의미하는 바를 되짚어보니 기분이 묵직해졌다. 아내는 왜 그 선물에서 자꾸 불편함을 느꼈을까.

문제의 핵심은 그 여직원과 남편의 관계 맥락이었다.

그 여직원은 기혼자였지만 남편이 입사했을 초기부터 남편과 회사의 다른 남직원 셋이 함께 술 자리를 자주 다녔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엔 회식의 연장 정도였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은 여직원의 관심이 보통의 직장 동료 범위를 넘어가는 느낌을 감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몇 년이 지나자 남편은 스스로 '이건 선을 넘는 것 같다'고 판단하게 됐고, 조용히 거리를 두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거리두기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직원은 200만 원을 남편에게 빌렸다. 직장인 관계에서 그 정도 금액을 개인적으로 빌린다는 건 단순한 금전 거래 이상의 친밀함을 가정한 것이었다. 개인 카톡으로는 자주 연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부의 결혼사진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내가 결혼식 날 뭔가 특별한 역할을 했는지, 신부로서 어떤 준비를 했는지 자세히 물어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질문들은 배우자에 대한 개인 정보를 캐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아내는 이 모든 행동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한 가지씩만 보면 정황이 모호할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에게서 동시에 나타났을 때는 이미 무언가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읽혔다. 남편이 여직원의 술자리 초대를 계속 거절하자 여직원이 남편을 어색하게 대하기 시작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개적인 초대는 줄었지만, 크리스마스나 생일 같은 기념일에는 여전히 케이크를 챙겨주는 방식으로 관심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직장에서의 작은 배려로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아내의 눈엔 거절 속에서도 관계를 이어가려는 신호로 느껴졌다.

남편 생일 티셔츠는 그 관심의 또 다른 지점이었다.

아내가 그 티셔츠를 돌려주자고 말했을 때 남편의 반응은 담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버리면 되지. 난 그 사람과 아무것도 아니야.' 남편은 자기 입장만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아내가 느끼는 불안감은 무시됐다. 남편이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아내에게 그 말은 '너의 불편함은 과민이야'라는 뜻으로 들렸다.

역설적으로 남편 자신도 그 여직원이 '선을 넘는다'고 한 번은 판단했었다. 그래서 거리를 뒀다. 남편이 감지했던 위험신호를 아내도 포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아내의 불편함을 단순한 '예민함'으로만 칠 수 있을까.

직장 내 이성 관계에서 선을 넘는 행동이란 한두 번의 사건이 아니라 누적되는 패턴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금전 거래, 개인 채팅, 배우자 정보 탐색, 단둘이 만나자는 요청.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에게서 동시에 나타날 때, 그건 더 이상 개인적 친밀감의 범주가 아니라 명백한 신호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아내의 불편함을 예민함의 틀에만 가두기는 어렵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입사 초기부터 남편이랑,다른남직원이랑 셋이서 엄청 술을 마시러 다녔어요. 어느순간부터 남편도 이 여직원이 선을 넘는다고 생각하고 거리를 두기 시작했거든요. 서로 회사에서 개인카톡도 엄청하구요.심지어 저희 결혼사진도 보여달라하고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