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라우드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진과 메시지들. 남편이 연애 시절에 다른 여자와 나눈 대화와 증거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지난날 반복되던 의심이 비로소 확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혼인신고는 아직 하지 않은 상태였고, 200일이 된 아기가 곁에 있었다.

연애 5년. 처음부터 평탄하지 않았다. 초반 1년 반 동안, 그는 전 여자친구와 계속 연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 들키고 또 들렸다. 들릴 때마다 "다시는 안 할게"라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약속을 반복하는 관계.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혼자가 되기 싫었던 것 같다. 또는 "이 사람이 바뀔 수 있을 거야"라는 기대가 있었을지도. 어쨌든 그렇게 연애를 이어갔다.

한 번 드러난 거짓을 용서하면, 마음 어딘가에 "이번엔 정말 믿어야 한다"는 생각이 생긴다.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다. 다시 의심하면 미안할 것 같고, 계속 의심하면 여유 없는 사람처럼 느껴질까봐. 그래서 더 상대를 믿으려고 노력한다. 그 노력이 진심일 수도 있고, 자기기만일 수도 있다. 이 글쓴이도 그런 악순환 속에 있었던 것 같다. 전 여자친구의 연락을 남편이 뿌리치지 못했고, 그걸 받아들였다. 그게 우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한 것 같다.

결혼한 것으로 전해진다. 1년 만에 아기가 생겼다. 그리고 어제, 그 아기가 200일째 되는 어느 날, 또 다른 여자의 존재를 알게 됐다. 연애 3년 차에 이미 다른 누군가와 있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의 휴대폰 기록에 고스란히 남아있던 사실. "처음이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그간 용서해온 모든 순간들이 자신을 속이는 행위였단 걸 깨닫는 느낌. 이제 "믿어야 한다"고 외칠 이유가 없었다.

혼인신고를 아직 하지 않은 게 역설적으로 법적 복잡성을 줄여준다. 이혼 절차 없이 분거를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0일 된 아기가 있다. 양육, 재정, 가족 관계—현실은 훨씬 얽혀있다. 남편에게 "따로 살자"고 말했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다.

"가정을 못 지켰다." 피해자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상한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여성이 정말로 가정을 무너뜨렸나? 약속을 어긴 것, 다른 여자와 만난 것,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그 모든 일은 남편이 한 일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피해자가 "우리 아기가 아빠없이 지내는 것"에 미안해할까. 왜 부모님께 죄를 진 기분일까. 이건 피해자가 가해자의 죄를 자신에게 옮겨 담는 구조다.

세상이 "가정을 지켜야 한다"고 말해왔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기가 생겼다면 더욱. 그 무게가 여성의 어깨에 더 무겁게 내려앉는다. 남편의 잘못이 드러났을 때도, 그 책임의 절반쯤이 자신의 것처럼 느껴진다. 가정이 깨지는 걸 막지 못한 자신 탓처럼. 이건 억울함을 넘어서는 자기기만의 한 형태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금 이 여성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건, 남편과 다시 함께하는 게 옳은가일 아닐 것 같다. 오히려 이렇게 물어야 한다. "나는 이런 취급을 받아야 마땅한가. 내 아이는, 부모의 신뢰 관계가 무너진 집에서 자라는 게 행복한가. 죄책감이 아니라 분명한 판단으로 내가 할 일은 뭔가." 누가 뭐라고 해도, 그건 이 여성과 아기, 그리고 그들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어야 한다.


📌 원문 발췌

초반 1년 반 정도 전 여자친구랑 연락하고 만났던 걸 걸린 적이 있었는데, 계속 들렸어. 어제 연애 3년 차에 새로운 여자와 바람을 폈다는 것도 알게 됐어.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