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먼저 입을 떼었다. "이혼하자." 그 말이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집을 나갔다. 갓 돌을 넘긴 아이의 얼굴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은 채였다.

지금 한 달이 훨씬 넘었다. 그런데 남편으로부터 아무란 소식도 없다. 아내는 이혼 서류라도 받았나 싶어 봤지만 감감무소식인 것으로 보인다. 나가며 남편은 분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내가 "이혼 서류는 니가 챙겨"라고 했고, 남편은 "알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이 있었다. 1년 전부터 부부 관계는 무너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뢰의 붕괴였다. 코인 투자, 그리고 이성 문제. 남편의 반복된 실수들이 결혼생활의 기초를 흔들었다. 그 후 아내는 1년을 신뢰 회복에 썼다. 남편도 처음에는 "평생을 노력해서 회복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년이 지나자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애쓰가 상대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꼈을 때, 남편은 결국 손을 놨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한 것은 남편의 태도다. 이혼을 먼저 제시한 쪽이 정작 그 절차에는 손도 대지 않고 있다. 남편은 떠났고, 남은 것은 어정쩡한 상태뿐인 것으로 보인다. 카드 결제 설정을 보면 남편의 의도가 드러날 텐데, 아직도 아내의 통장에 직결되어 있다. 반올림까지 해서 돈을 입금한다. 아내는 의아해한다. 결제 정보 변경이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이혼 서류를 준비하는 것이 그것보다 더 복잡한가 하는 의문은 자연스럽다.

양육비는 어떨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혼이 성립되지 않은 상태이니 공식적으로 청구할 수 없지만, 앞으로 소급해서 받을 양육비가 쌓이고 있다. 아내는 이를 나중에 정산할 생각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희망적인 부분은, 남편의 무성의함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이미 협의 내용을 정리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기다림 없이도 싱글맘으로 살 준비는 끝낸 상태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내의 일상은 여유롭지 않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다. 워킹맘이 되었다. 퇴근 후 집에 와서도 아이를 돌본다. 밤이 되어 아이를 재운 후에야 비로소 나만의 시간이 생긴다. 그것도 몇 시간. 휴식이라 할 만한 휴식이 없는 날들이 계속된다. 그런 와중에도 아내는 미련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챙기고 있다. 먼저 남편을 찾을 생각도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실은 남편의 연락을 기다리는 상태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이혼 건에는 법원의 숙려기간이 3개월 정해져 있다. 그 시간 내에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 지연되면 양육비 공백이 길어진다. 법원 출두를 위해 회사에서 휴가까지 내야 한다. 아무때나 쉴 수 없는 일정 속에서 그 한 통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림을 강요받는 구조다. 그리고 남겨진 물음이 있다. 이혼을 주도한 쪽이, 왜 그 절차에서는 이렇게 침묵하고 있는 걸까.


📌 원문 발췌

갓 돌지난 아기 얼굴 한번을 안보고 나갔습니다. 먼저 이혼하자고 했으니 서류 다 알아서 준비해달라고했고 알겠다했는데 아직도 연락이 없어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